올해 서울에서 3.3㎡(평)당 1억원을 넘는 가격으로 매매거래된 아파트 단지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 다주택자들이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진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했더니, 올해 들어 14일까지 3.3㎡당 1억원 이상에 매매된 아파트 단지는 52곳(중복 아파트 제외)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에서 3.3㎡당 1억원 이상에 팔린 아파트 단지가 연간 최다였던 지난해 수치(45곳)를 넘어선 것이다. 2018년(19곳)과 견주면 2.7배로 늘었다.
올해 들어 3.3㎡당 실거래 가격이 가장 비싼 아파트 단지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였다. 이 단지 전용면적 56.57㎡는 지난 3월4일 30억9500만원(4층)에 팔려 3.3㎡당 매맷값이 1억8086만원에 달했다. 지난 6월 공사에 들어가 재건축(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이 진행 중인 이 단지는 입주 후 넓은 주택형을 받을 수 있는 미래 가치 때문에 당시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이 아파트는 올해 7월 3.3㎡당 4750만원에 일반분양돼 평균 22.9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의 청약이 마감됐다.
개포주공1단지 외에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3.3㎡당 1억3893만원, 동일 단지 최고가 기준),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억3777만원),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1억3734만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1억3358만원),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1억3052만원) 등은 재건축이 아닌 일반아파트인데도 올해 3.3㎡당 1억3천만원대에 매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힐스테이트 1단지(1억2724만원),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1억2405만원),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1억2351만원),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1억2180만원),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센트럴 자이(1억2128만원),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1억2002만원) 등은 3.3㎡당 1억2천만원대에 거래가 성사됐다. 특히 개포주공1단지를 제외하면 3.3㎡당 매맷값 상위 10위 안에 든 단지들의 거래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나온 6~8월에 이뤄졌다.
부동산 업계에선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여파로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특히 지난 7월 전후로 강남권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부쩍 늘면서 3.3㎡당 1억원이 넘는 곳이 속출했다”고 분석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