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2주일이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주 연속 내리는 등 주택시장 안정세가 좀더 뚜렷해졌다. 일부 집주인들은 가격을 낮춘 급매물을 내놓기도 하지만 매수자들은 ‘좀더 지켜보자’며 여전히 관망하는 분위기다.

17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떨어지면서 2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8·2 대책 여파로 지난주 1년5개월(75주) 만에 하락 전환했으며, 이번주 하락폭은 지난주(-0.03%)보다 더 커졌다.

서울 안에서도 투기과열지구 외에 투기지역까지 지정된 강남권 등 서울 11개 구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잠실 주공5단지 등에서 1억원대 이상 가격이 내려간 송파구 아파트값이 이번주 조사에서 -0.14%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고, 성동구(-0.12%), 강동구(-0.11%)도 내림세를 보였다. 서초구(-0.09%), 강남구(-0.08%), 양천구(-0.04%) 등 대책 발표 전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가며 서울 지역 25개 구 중 10개 구의 아파트값이 내렸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0.02% 상승했으나, 지난주(0.03%)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분당이 지난주 조사 때 0.19%에서 이번주 0.29%로 상승폭이 커졌고, 과천은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주 -0.01%로 하락 전환했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과천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곳이다. 반면 올해 들어서도 집값이 꾸준히 안정세를 보여 ‘규제 무풍지대’로 남은 인천은 지난주 0.09%에서 이번주 0.12%로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

국토교통부도 현재 주택시장 흐름은 ‘8·2 대책’으로 인한 집값 안정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단계로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 변동과 달리 거래량의 변화는 파악할 수 없어 이른바 ‘거래 절벽’ 현상에 대해선 이렇다 할 분석과 전망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부동산 거래신고는 매매계약 뒤 60일 이내에 이뤄져, 정부도 매매계약 현황은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당분간은 거래가 크게 줄겠지만 가을 이사철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더블유엠(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올가을 호가가 좀더 떨어지고 시장에 매물이 쌓이게 되면 급매물 위주로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