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59~72번가 허드슨강변에 자리잡은 ‘리버사이드 사우스 파크’.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는 이 지역에 고층빌딩을 지으며 전체 부지의 절반에 이르는 땅을 강변공원으로 내놓았다.
뉴욕포스트, 맨해튼 집값 급등해 “안팔린 매물 10년만에 최고”
세계 금융과 무역, 문화의 중심지로, 세계의 ‘수도’라는 미국의 뉴욕은 집값이 비싸기로도 이름난 곳이다. 높은 집값이 ‘상식’이던 뉴욕 맨해튼에서도 집값이 너무 올랐다고 ‘아우성’이 들려온다.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뉴욕시는 맨해튼, 브롱스, 브루클린, 퀸즈, 스테이튼아일랜드 5개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중심지는 세계의 교차로로 불리는, 단연 맨해튼이다. 세계적 기업들의 사무실과 문화적 시설이 집중된 맨해튼의 건물 임대료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뉴욕주와 뉴욕시 거주자 가운데서도, 맨해튼에서 아파트를 보유하고 살기란 어렵고 어려운 일이다. 맨해튼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브롱스, 퀸즈, 브루클린 등 인근 지역에서 맨해튼으로 출퇴근을 한다. 지난 2월 조사된 뉴욕시의 평균 집값은 47만2400달러(4억5천만원)로, 맨해튼에 비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높은 땅값으로 인해 맨해튼은 세계 최고높이의 건물들의 경쟁터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도 부동산가격 급등으로 인해, ‘집값거품’ 논쟁이 일고 주택시장이 가라앉고 있다. 이유는 단기간에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고, 금리가 오르고 경기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국제도시 뉴욕의 부동산 값은 어느 정도일까? 최근 잇따라 미국의 언론이 뉴욕의 아파트값을 다룬 기사를 내보냈다.
그 비싸다는 맨해튼아파트 평당값, 강남과 비교해보니…
<뉴욕포스트>가 22일 맨해튼의 아파트값이 미국 아파트 평균값의 4배에 달해 매물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 보도를 보면, 맨하튼 아파트값은 88만달러(약 8억5천만원)이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밀러 새무얼사 조사 결과 맨하튼 아파트의 1평방피트당 평균가는 올해 2/4분기에 1083달러라고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2004년 말 맨해튼 아파트 3922채가 매물로 나왔지만 올해 2/4분기에는 7640채로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4분기 뉴욕 아파트 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데 평균 102일이 걸렸지만 올해 2/3분에는 144일로 늘어났고, 부동산 값 거품 우려가 높아졌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밀러 새뮤얼사는 “맨해튼 아파트의 1평방피트당 평균가는 올해 2/4분기에 무려 1083달러를 기록했다”면서 “매물 시장에 나왔지만 팔리지 않은 아파트 수도 지난 10년 이래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밀러 새뮤얼사의 조나단 밀러 사장은 “뉴욕의 경우 과거 주택 구매자와 판매자간에 매물 가격을 놓고실랑이를 벌이는 국면이 조성됐지만 지금은 지난 1980년 이래 최고가의 아파트 매물들이 크게 늘어나 수요도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뉴욕 맨해튼의 평당 아파트가격은 서울 강남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일까? 1평은 35.583평방피트로, 원/달러 환율을 960원으로 환산해 맨해튼 아파트 평방피트당 가격인 1083달러를 곱하면, 3700만원이 약간 못미치는 가격이 된다. 대략 맨해튼의 아파트는 평균 23평으로, 8억5천만원인 셈인데 이에 대해 “거품론”이 제기되며 수요가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 1인당 국민소득 한국의 3배
한국 아파트값 “미국사람들 가난하네~” 맨해튼의 마천루가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높은 아파트값으로 유명하지만, 한국의 강남 집값과 비교하면 그다지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강남의 집값은 올 1월 건설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공시가격 기준으로 하면 6억2127만원이지만, 실제로 평균 거래값은 10억4천만원이다. 시세를 반영하거나 물가수준을 감안했을 때(서울 물가, 뉴욕의 85.5%), 강남의 집값은 맨해튼의 집값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3배다. 2004년 기준 미국 1인당 국민소득은 3만9724달러로, 한국의 1만4144달러에 비해 2.8배 수준이다. 최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은 9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미도(1차)아파트는 46평이 19억원선으로 대체로 평당 3천만~4천만원 선이다. 타워팰리스나 아이파크 등 강남에서도 높은 집값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강남구 평균 주택가격으로 쳐도 강남의 집값은 뉴욕 맨해튼 수준이다. 국내 일부 언론, 집값 거품 경고 대신 “집값 떨어지면 가계파산” 걱정
전문가들도 강남 아파트값의 40%를 거품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프라이빗뱅킹(PB) 연구소가 지난 7월 강남지역 거주 고객 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7%가 현재 강남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의 일부 언론들은, 소득 대비 세계 최고수준인 강남의 아파트 값에 대해 ‘거품’ 지적에 인색했다. 오히려 강남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우려한다. 3.30 부동산대책 이후 일부 언론은 정부와 강남, 서초, 분당에 대한 버블세븐 논쟁을 벌이며, 정부의 ‘가격 붕괴’ 경고를 묵살했다. 또한 정부의 잇단 부동산 안정대책에 대해서도 제동을 건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 언론은 오히려 강남 집값 상승의 원인이 수요 증가에 있다며 ‘공급 확대론’를 폈다.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6억이상 아파트 담보대출 규제 등이 ‘풍선효과’를 불러오거나 ‘위헌소지가 있다’, ‘세금 폭탄’ 등의 논리를 펴며, 정책 무력화를 노렸다.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나 적극적인 인하대책을 요구하지 않으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많은 서민들의 강남 진입의 벽을 막았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토지개혁시민연대는 △보유세와 양도세를 강화해도 실효세율이 2017년에 가야 0.61%에 달해 선진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재건축법안은 용적율 변경과 같은 단순 행정행위로 발생하는 개발이익(불로소득)의 40~45%를 환수하겠다는 것은 규제가 아닌 정상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부동산통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언론은 부동산과 관련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보도를 하기에 앞서 (코드가 맞지 않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흠집내려는 경향이 강했다”며 “세금폭탄론이나 공급확대론, 서민피해론 역시 자사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엉터리 논리로 국민을 현혹한 측면이 많다”고 분석했다.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는 “보수언론의 부동산 정책 기사는 강남 중심의 부자계층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정부정책을 의도적으로 좌절시키기 위한 정치적 목적 속에서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며 “이들 언론이 강남 중심의 부자 관점에서 이들 계층의 재산권을 보도하려는 의도의 기사들을 양산해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불신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부자들, “미국 집을 사자?” 한편, 뉴욕의 집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 부자들이 미국에서 집을 사려는 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뉴욕 부동산회사 코코란이 최근 맨해튼이 내려다보이는 뉴저지에 344가구의 고급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구입자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이는 뉴욕 맨해튼 아파트값의 거품이 있지만 우리나라 서울 강남만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실제 이 아파트값은 한 채에 160만달러(15억여원)에 달했지만, 강남 타워팰리스 등과 비교하면 꼭 높다고 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뉴욕포스트> 보도를 보면, 맨하튼 아파트값은 88만달러(약 8억5천만원)이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밀러 새무얼사 조사 결과 맨하튼 아파트의 1평방피트당 평균가는 올해 2/4분기에 1083달러라고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2004년 말 맨해튼 아파트 3922채가 매물로 나왔지만 올해 2/4분기에는 7640채로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4분기 뉴욕 아파트 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데 평균 102일이 걸렸지만 올해 2/3분에는 144일로 늘어났고, 부동산 값 거품 우려가 높아졌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밀러 새뮤얼사는 “맨해튼 아파트의 1평방피트당 평균가는 올해 2/4분기에 무려 1083달러를 기록했다”면서 “매물 시장에 나왔지만 팔리지 않은 아파트 수도 지난 10년 이래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밀러 새뮤얼사의 조나단 밀러 사장은 “뉴욕의 경우 과거 주택 구매자와 판매자간에 매물 가격을 놓고실랑이를 벌이는 국면이 조성됐지만 지금은 지난 1980년 이래 최고가의 아파트 매물들이 크게 늘어나 수요도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뉴욕 맨해튼의 평당 아파트가격은 서울 강남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일까? 1평은 35.583평방피트로, 원/달러 환율을 960원으로 환산해 맨해튼 아파트 평방피트당 가격인 1083달러를 곱하면, 3700만원이 약간 못미치는 가격이 된다. 대략 맨해튼의 아파트는 평균 23평으로, 8억5천만원인 셈인데 이에 대해 “거품론”이 제기되며 수요가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 1인당 국민소득 한국의 3배
한국 아파트값 “미국사람들 가난하네~” 맨해튼의 마천루가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높은 아파트값으로 유명하지만, 한국의 강남 집값과 비교하면 그다지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강남의 집값은 올 1월 건설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공시가격 기준으로 하면 6억2127만원이지만, 실제로 평균 거래값은 10억4천만원이다. 시세를 반영하거나 물가수준을 감안했을 때(서울 물가, 뉴욕의 85.5%), 강남의 집값은 맨해튼의 집값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3배다. 2004년 기준 미국 1인당 국민소득은 3만9724달러로, 한국의 1만4144달러에 비해 2.8배 수준이다. 최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은 9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미도(1차)아파트는 46평이 19억원선으로 대체로 평당 3천만~4천만원 선이다. 타워팰리스나 아이파크 등 강남에서도 높은 집값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강남구 평균 주택가격으로 쳐도 강남의 집값은 뉴욕 맨해튼 수준이다. 국내 일부 언론, 집값 거품 경고 대신 “집값 떨어지면 가계파산” 걱정
하늘에서 그냥 콘크리트를 쏟아부은 것처럼 서울은 아파트로 뒤덮여 있다. 제일 앞에 보이는 게 타워 팰리스.
전문가들도 강남 아파트값의 40%를 거품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프라이빗뱅킹(PB) 연구소가 지난 7월 강남지역 거주 고객 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7%가 현재 강남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의 일부 언론들은, 소득 대비 세계 최고수준인 강남의 아파트 값에 대해 ‘거품’ 지적에 인색했다. 오히려 강남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우려한다. 3.30 부동산대책 이후 일부 언론은 정부와 강남, 서초, 분당에 대한 버블세븐 논쟁을 벌이며, 정부의 ‘가격 붕괴’ 경고를 묵살했다. 또한 정부의 잇단 부동산 안정대책에 대해서도 제동을 건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 언론은 오히려 강남 집값 상승의 원인이 수요 증가에 있다며 ‘공급 확대론’를 폈다.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6억이상 아파트 담보대출 규제 등이 ‘풍선효과’를 불러오거나 ‘위헌소지가 있다’, ‘세금 폭탄’ 등의 논리를 펴며, 정책 무력화를 노렸다.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나 적극적인 인하대책을 요구하지 않으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많은 서민들의 강남 진입의 벽을 막았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토지개혁시민연대는 △보유세와 양도세를 강화해도 실효세율이 2017년에 가야 0.61%에 달해 선진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재건축법안은 용적율 변경과 같은 단순 행정행위로 발생하는 개발이익(불로소득)의 40~45%를 환수하겠다는 것은 규제가 아닌 정상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부동산통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언론은 부동산과 관련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보도를 하기에 앞서 (코드가 맞지 않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흠집내려는 경향이 강했다”며 “세금폭탄론이나 공급확대론, 서민피해론 역시 자사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엉터리 논리로 국민을 현혹한 측면이 많다”고 분석했다.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는 “보수언론의 부동산 정책 기사는 강남 중심의 부자계층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정부정책을 의도적으로 좌절시키기 위한 정치적 목적 속에서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며 “이들 언론이 강남 중심의 부자 관점에서 이들 계층의 재산권을 보도하려는 의도의 기사들을 양산해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불신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부자들, “미국 집을 사자?” 한편, 뉴욕의 집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 부자들이 미국에서 집을 사려는 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뉴욕 부동산회사 코코란이 최근 맨해튼이 내려다보이는 뉴저지에 344가구의 고급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구입자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이는 뉴욕 맨해튼 아파트값의 거품이 있지만 우리나라 서울 강남만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실제 이 아파트값은 한 채에 160만달러(15억여원)에 달했지만, 강남 타워팰리스 등과 비교하면 꼭 높다고 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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