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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제도 수명 다했다”던 원희룡 “폐지하려는 건 아냐”

등록 2023-05-24 15:30수정 2023-05-24 15:40

전세폐지 논란에 “무제한 갭투자 막자는 것”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출장기자단과 간담회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출장기자단과 간담회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를 제거하려는 접근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전세제도는 수명이 다했다”고 말한 뒤 ‘전세폐지론’이 불거지자 정부의 정책 방향이 ‘폐지’가 아닌 ‘보완’이란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23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 기자들과 만나 “전세가 해온 역할을 한꺼번에 무시하거나, 전세를 제거하려는 접근은 하지 않겠다”며 “사회에 제도가 뿌리내린 데는 참여자들의 여러 이유가 있는 것이고, 이는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논의를 위해 유럽 출장 중이다.

이날 원 장관의 발언은 최근 국토부가 전세 제도에 대한 근본적 손질 예고 뒤 불거진 전세폐지론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16일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일부 임대인들이 전셋값 하락을 이유로 보증금 반환에 난색을 표하거나 미반환하는 경우를 거론하며 “이 자체가 우리 전세 제도가 이제는 수명을 다 한 게 아닌가 저는 이렇게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정부가 전세 폐지까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날 원 장관은 정부의 전세제도 개편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활용해 낮은 부담으로 집을 매매하고 시세 차익을 얻는 ‘갭투기’를 제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그는 “전세 대출을 끼고 갭투자를 하고, 경매에 넘기는 것 빼고는 보증금을 돌려줄 방법이 없는데도 천연덕스럽게 재테크 수단인 것처럼 이야기되는 부분을 손봐야 한다”며 “갭투자 규모가 무한하게 확대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제한 갭투자 제한 방안으로는 매수 주택수 제한, 보증금 제한 등이 거론됐다. 원 장관은 “대출을 받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경우 여러 채를 살 수 없게 하는 방안이 있다”며 “이런 접근이 현실성이 있는지는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담보 가치가 남아있는 부분의 일정 비율 만큼만 전세 보증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며 “임차인이 보증금을 보장받을 권리를 최대한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원 장관은 전세 제도 개편에 대한 “최종 판단은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을 반영해서 내려야 한다”며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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