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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2~3억씩 뚝 뚝…‘노도강’ 아파트값 가파른 추락, 왜

등록 2022-10-26 07:00수정 2022-10-26 18:07

아파트값 하락 폭 서울 평균치의 ‘갑절’ 수준
영끌족 손절에 다주택자 처분…직격탄 맞아
‘대출의존도 높은’ 중저가로 금리 상승 타격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60㎡(5층)은 이달 4일 6억6천만원에 거래돼 현지 부동산시장에 충격파를 안겼다. 6억원 중반대는 2020년 상반기 시세로, 최고가인 9억7700만원(지난해 8월)과 견주면 3억원 이상 내린 가격이다.

강북구에서 가장 큰 단지인 미아동 ‘에스케이(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84㎡은 최근 7억원 선이 무너졌다. 지난 7일 매매계약된 이 주택의 거래가는 6억5천만원(12층)인데, 지난해 11월 최고가 8억9천만원(20층)에 견줘 2억4천만원 떨어진 것이다. 이 주택형은 지난 2020년 7월 6억9800만원에 거래된 뒤 7억원 밑으로 거래된 적이 없었다.

25일 부동산업계 말을 종합하면, 서울 강북의 대표적인 서민·중산층 주거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값이 최근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내림세이지만 ‘노도강’ 지역은 집값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커진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조사를 보면, 지난해 12월27일 대비 이달 17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 변동률은 -2.19%를 기록했다. 그러나 노원구는 -4.38%, 도봉구는 -4.28%, 강북구는 -3.15% 등 ‘노도강’ 아파트값 하락 폭은 서울 평균치의 갑절 수준에 이른다. 이에 반해 고가주택이 밀집해 있는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1.17%로 서울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집값 상승기에는 노도강 지역이 강남권을 따라 오르다가, 하강 국면에서는 더 빠른 속도로 집값이 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개월 이상 매물이 쌓이다 보니 일반적인 급매가 아닌 ‘급급매’ 정도는 돼야 매매 거래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 영향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인 노도강 지역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20~2021년 시장 과열기 때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주택 구입) 수요가 대거 몰렸던 것도 최근 노도강 일대 아파트값 급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주택자가 양도세 절세를 위해 강북권에 있는 주택 처분에 나서는 움직임도 노도강 등 강북권 주택시장의 악재로 떠올랐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감세 조처에 따라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지난 5월10일부터 내년 5월9일까지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매도할 때 일반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다주택자로서는 이른바 ‘똘똘한 한채’는 남겨두고 다른 주택은 처분해 더 많은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양도세 일반세율(6~45%)을 적용받는 다주택자 입장에선 매매가를 다소 낮춰 급매로 처분해도 중과세(2주택 최고 65%, 3주택 최고 75%)를 적용받을 때보다 손에 쥘 수 있는 양도차익이 훨씬 더 커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선 노도강 지역의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경우 혹시 ‘깡통전세’(집값 하락으로 전세금을 반환하기 어려운 주택) 위험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노도강 일대 아파트가 ‘깡통전세’로 전락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임대차시장 사이렌’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구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최근 3개월간 실거래된 주택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2.7%, 도봉구는 63.4%, 노원구는 54.6%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63.2%)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통상 전세가율이 7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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