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올해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영끌’ 매입 사례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올해 1~8월 20~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4150건으로, 전체 거래 건수 1만1866건의 약 3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30대 매입 비중 41.8%보다 6.1%포인트 낮고, 이 통계가 처음 공개된 2019년(30.4%)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의 시행으로 전셋값이 폭등하고 집값이 크게 뛴 지난해 7월 역대 최고인 44.8%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본격화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강화로 지난해 12월엔 38.0%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대선 직후인 4월 한때,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 등 요인으로 42.3%까지 올랐지만,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28.6%까지 내려앉았다.
전국 아파트의 20~30대 매입 비중도 지난해 1~8월 31.1%까지 올랐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28.4%를 기록하며 2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집값 급등으로 역대 최대인 36.1%까지 올라섰던 경기도 아파트의 같은 기간 20~30대 매입 비중 역시 올해 들어 34.5%로 주춤했다. 대선이 치러진 올해 3월엔 37.7%를 기록했지만, 이후 이어진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움직임 속에 8월엔 31.1%까지 떨어졌다.
다만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의 경우, 정비사업 추진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서도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분당신도시(성남 분당구)의 경우, 1~8월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이 지난해 33.1%에서 올해 38.8%로 올라 2019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분당 지역 20~30대의 매입 비중은 올해 1월 21.8%에 그쳤지만, 3월엔 36.2%로 뛰었고,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8월엔 50%까지 치솟았다. 거래가 얼어붙은 탓에 분당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8월 들어 30건에 불과했지만, 이 중 절반인 15건을 2030세대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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