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량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 들어 집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가격 상승 피로감이 쌓인데다, 최근 금융권 대출 규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이날 현재 709건으로 지난달(4238건)보다 크게 줄었다. 아직 거래일 기준으로 열흘이 남아있고 신고 기한은 30일이어서 거래량은 더 늘어나겠지만 지금 추세라면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는 1월 5796건, 2월 3874건, 3월 3788건, 4월 3666건, 5월 4795건, 6월 3935건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큰 데다, 최근 금융권의 대출 제한 기조가 강화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에서만 가계대출 잔액이 9조7천억원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당국은 금융권에 강력한 대출 총량 관리 방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최근 엔에이치(NH)농협은행, 우리은행, 에스씨(SC)제일은행 등이 일부 가계 대출 상품을 제한하거나 중단한 상황이다. 또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된 지난 6월1일 이후 매물이 줄어든 것도 거래 감소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가 줄어든 가운데 6억~9억원 구간의 매매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6억~9억원 매매 비중은 지난 4월 26.6%, 5월 28.7%, 6월 30.8%, 7월 33.7%에 이어 8월 들어 43.8%로 치솟았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의 절반 가까이가 6억~9억원 구간의 거래인 셈이다. 이는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줄어든 데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대상을 주택가격 9억원까지 높인 조처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담보대출비율 10%포인트 우대를 받는 주택가격 기준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는 기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조정대상지역은 기존 5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조정됐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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