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80년대생 임원’을 새롭게 주목하듯, 서구에서는 최근 몇년 새 ‘밀레니얼 리더십’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밀레니얼 세대(대략 1981~1996년생) 리더십의 특성으로는 ‘오류 없는 영웅적 리더’ 대신 투명한 피드백과 지속적인 학습이 강조된다.
미국에선 이미 밀레니얼 관리자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글로벌 조직 컨설팅사 콘페리는 이미 2019년에 ‘밀레니얼 관리자(manager)가 도착했다’는 글에서 “미국에서 관리자를 시작하는 평균 연령은 약 30살로, 현재 밀레니얼 세대의 절반”이라고 진단하며, 밀레니얼 리더의 특성을 짚었다.
콘페리는 밀레니얼 세대 관리자의 가장 큰 특징으로 “피드백을 많이 주고받는 것”을 꼽았다. 태어날 때부터 스포츠 코치, 음악 강사 등 여러 사람들과 퍼포먼스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데 익숙해, 부하 직원과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예시로 든 캐나다의 럭셔리 남성 신발 회사 메라(Mehra)는 메신저와 보고서 등을 통해 구성원과 목표, 성취 결과, 도움 줄 수 있는 문제 등을 매일·매달·매년 단위로 소통한다. 이 회사는 아무도 세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서도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는 조직 구성원들 간의 투명한 소통과도 연결돼 있다.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도 밀레니얼 리더의 특성으로 꼽힌다. 책 <에어비앤비 스토리>를 쓴 언론인 레이 갤러거는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 중 한명인 81년생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체스키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메모하며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고 썼다. 전문지식 못지않게 소통 능력 등 ‘소프트 스킬’이 리더의 덕목으로 강조된다는 얘기다. 밀레니얼 리더는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특기할 만하다. 실제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2017년 밀레니얼 리더십과 관련해 대규모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의 68%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고, 회사도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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