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접종을 맞은 후 사망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21일 오후 광주 남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에 독감 예방 접종을 하려는 시민들이 줄어들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쓰이는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의 상온 노출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유통을 책임진 신성약품이 “위탁배송업체 직원들이 대형 냉장차에서 배달용 차량으로 백신을 옮기는 과정에 관행적으로 일부 배송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다만 노출 시간이나 분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성약품 관계자는 2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형 냉장차에서 배달용 소형냉장차로 백신을 이동하거나, 냉장차에서 백신이 들어있는 상자를 꺼내 병원에 배달하는 짧은 시간동안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것 같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분량은 백신 박스가 서로다른 냉장차량으로 옮겨지거나, 차량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빚어진 일이라 정확한 현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 회사 출고 때는 규정을 엄격히 지켰지만, 배달기사들이 현장 상황에 따라 규정을 제대로 못 지킨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이동 과정에서만 빚어진 일이어서 백신이 심각한 상황에 놓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 전용 회원제 온라인 사이트 메디게이트 등을 중심으로 ‘백신이 종이박스에 담겨서 배송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해당 관계자는 “백신이 담긴 종이재질 박스로 병원에 전달하는 게 문제는 아니다”며 “차량 등의 냉장시설에서 백신 박스를 꺼내 병원에 전달하면, 병원 쪽이 곧바로 냉장시설에 보관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국가예방접종사업용 독감 백신 운송을 처음 맡아 심각한 실수를 빚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업체 쪽은 병원 등을 상대로 백신 운송 업무를 꾸준히 해왔고, 냉장 및 운송시설 면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규모 등에서 오히려 월등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발단과 관련해서는 “백신의 상온 노출이 엄격하게 얘기하면 잘못된 것이 맞다”면서도 “배송 현장에서 일부 관행을 경쟁업체가 현장을 찍어 음해성 제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성약품은 23일 백신 상온노출 재발방지 대책을 담은 세부계획을 식약처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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