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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재계 인사이드] 손경식 회장은 ‘전경련의 백기사’로 나설까?

등록 2017-02-21 15:01수정 2017-03-15 17:14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참석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참석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해체 위기에 놓인 전국경제인연합회를 구할 ‘백기사’로 과연 나설까?

24일로 예정된 전경련 정기총회를 앞두고 차기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손경식 씨제이(CJ)그룹 회장을 가리켜 나오는 말이다. 손 회장은 지난 17일 전경련 이사회 개최 직전까지만 해도 유력한 차기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사회 직후부터 손 회장의 거취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신중론이 급부상하면서, 전경련 차기회장 추대는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미궁으로 빠졌다. 전경련 홍보실도 21일 “허창수 회장을 포함한 회장단이 주도하고 있어 직원들은 아는 게 없다”면서 “손 회장이 아직 최종결정을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9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정경유착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사회 각계로부터 해체 압력에 부닥쳤다. 전경련은 미국 헤리티지 재단 같은 싱크탱크로의 전환을 포함한 쇄신안을 모색하기로 하고, 이를 주도할 차기회장 후보를 물색해왔다. 허창수 회장이 앞장서서 지난해 말부터 현직 재벌그룹 총수, 장관급 이상 전직 관료 등을 상대로 물색 작업을 벌였으나 모두 실패하고, 손 회장에게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는 상태다. 전경련은 총회 때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이 동반 퇴진하고, 이후에는 차기회장 주도로 쇄신 작업을 통해 회생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손 회장 카드가 불발로 끝나면 지도부 공백 사태가 빚어질 공산이 크다. 손 회장의 거취에 사실상 전경련의 운명이 걸린 셈이다.

손 회장은 최종결정에 앞서 주변 인사들로부터 다양한 의견들을 들으며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씨제이그룹의 부담을 첫손가락으로 꼽는다. 씨제이는 대외적으로는 “전경련으로부터 공식적인 의사전달이 없었다”며 입조심 중이다. 하지만 씨제이그룹 내부 관계자들은 “이미 4대그룹이 공식 탈퇴한 상황에서 손 회장이 전경련을 구하는 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는 게 씨제이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며 부정적 기류를 전하고 있다. 또 전경련 예산의 70% 정도를 부담해온 4대그룹이 빠져나간 빈자리 중 일정 부분이 결국 씨제이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단체의 한 임원은 “야당이 전경련 해체를 공약으로 내건 상황에서 자칫 정치권과의 관계가 불편해질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전경련 인수설이 돌 때마다 손사래를 쳤던 대한상의도 내심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손 회장이 2013년 대한상의 회장을 물러난 뒤에도 명예회장을 맡고 있어, 자칫 상의가 전경련을 접수한 모양새로 비쳐질 수 있다.

반면 손 회장이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을 크게 보는 쪽에서는 과거 전경련의 자회사인 국제경영원(IMI) 활동을 한 인연, 사돈인 이병철 회장(누나인 손복남 고문의 시아버지)이 1961년 직접 만든 전경련을 그냥 문닫게 두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의리론, 허창수 회장 등 다른 그룹 총수들의 간곡한 부탁을 뿌리치기 힘들다는 인정론을 내세운다. 또 손 회장 자신이 평소 이런 자리맡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는 점도 주요하게 꼽힌다. 손 회장을 잘아는 한 인사는 “손 회장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자기 입으로 안 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결국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에게 등을 떼밀려 어쩔 수 없이 맡는 모양새로 차기회장에 취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모습.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모습.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손 회장이 만약 전경련 차기회장을 맡지 않을 경우 전경련은 회장과 부회장이 모두 공석인 상태에서 ‘비상체제’로 표류하다가 결국 해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동안 이승철 부회장과 호흡을 같이해온 전경련 임원진들도 일괄 퇴진론이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의 추대가 실패로 끝날 경우 또 다른 대안으로 대림그룹 이준용 명예회장의 이름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듯하다. 이 명예회장은 2006년 효성의 조석래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으려 할 때 ‘70대 불가론’을 앞세워 강력하게 반대했다. 자신과 조 회장 같은 구세대는 뒤로 물러나고, 대신 전경련의 변화를 이끌 젋은 총수들을 앞에 내세워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로부터 11년이 흐른 현시점에서 이 명예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기에는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전경련 직원들은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 등 수뇌부 탓이 크다며 폭발 직전이다. 전경련의 한 간부는 “지난해 사태 초기에 솔직한 대국민 사과와 단호한 책임자 퇴진을 단행한 뒤 쇄신에 나섰다면 4대그룹의 동반탈퇴도 막고, 차기회장 옹립도 지금보다 훨씬 쉬웠을 것”이라면서 “수뇌부의 무능과 무책임한 태도 때문에 실기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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