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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매각 앞두고 몸값 빠진 HMM…‘불황 파도’ 약일까, 독일까

등록 2023-03-27 15:50수정 2023-03-28 02:42

산업은행 등 채권단, 매각 작업 나서
6년 만에 부실 떨고 새주인 찾을까
2만4000TEU급 ‘HMM알헤시라스호’. HMM 제공
2만4000TEU급 ‘HMM알헤시라스호’. HMM 제공

국내 유일 대형 선사인 에이치엠엠(HMM·옛 현대상선)이 새주인 찾기에 나선다. 부도 위기에 내몰리며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대주주로 맞이한 지 6년여 만이다. 업황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탈 때 시작된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지 관심을 모은다.

에이치엠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22.69%·지분율)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는 최근 보유 지분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 지난 23일 두 기관은 삼성증권과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광장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방안 논의를 진행했다. 올 상반기 중 예비 입찰까지는 마무리짓는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에이치엠엠은 2008년 금융위기와 이후 이어진 해운업 장기 불황을 버티지 못한 끝에 2016년 현대그룹과 분리돼 산은 등 채권단 손으로 넘어갔다. 산은 등이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선 건 지난 6년 동안 에이치엠엠이 건강한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뜻이다. 2016년 당시 함께 부실에 빠졌던 한진해운은 정부 손을 붙잡는 데 실패한 탓에 청산된 바 있다.

에이치엠엠의 부활은 국내 기업의 수출 증가로 인한 해운업 회복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19 특수’를 맞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약 9조9500억원, 현금성 자산도 약 5조원에 이른다. 돈 가뭄에 부도 위기에 내몰렸던 회사가 ‘돈 풍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최근 3년 새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의 백분율)은 447%에서 26%로 뚝 떨어졌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매각 작업은 업황 내리막 초입에 시작되는 모양새다. 해운업황을 가늠케 하는 주요 지표인 해운운임은 뚝뚝 떨어지는 중이다. 24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08.35로 900선 붕괴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10일(995.16) 1000 아래로 내려온 뒤 하락세가 가파르다. 이 지수는 코로나 특수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7일 찍었던 정점(5109.6)에 견주면 5분의 1 토막이 났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와 후발 업체가 ‘출혈 경쟁’을 벌이던 2011년 이후 1000선이 무너진 때는 2014년 2~3월, 2014년 9~10월 등으로 드물다. 국내 증권사들이 에이치엠엠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2조원 대로 크게 낮춰잡은 까닭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매각 시점이 적절한가란 의구심도 인다. 업황이 꺾이면서 몸값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에이치엠엠의 주가는 2021년 5월(약 4만9000원)에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5월 약 3만3700원 수준으로 내려온 뒤 지난해 10월11일 1만7800원까지 하락했다. 27일 기준 주가는 1만9740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빼고 주가 수준만 토대로 따져본 매각 대상 지분(약 42.7%) 가치는 불과 1년도 채되지 않아 약 6조원 대에서 4조원 대로 주저앉았다.

관건은 어디까지나 매각 흥행 여부다. 여러 인수 후보자가 경쟁을 벌이게 되면 몸값은 자연스레 뛴다. 삼일피더블유시(PwC)경영연구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 ‘2023년 글로벌 인수합병(M&A) 트렌드’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는 기업 인수를 위한 최적의 기회가 도래하는 시기”라고 짚었다. 불황기에 적은 돈을 들여 매물을 사들이려는 인수 후보자들이 여럿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삼성에스디에스(SDS)와 엘엑스(LX)판토스, 현대글로비스, 씨제이(CJ)대한통운, 에스엠(SM)상선 등을 인수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한다. 물류회사나 소규모 상선들이 시너지를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동안 인수를 위한 치열한 눈치 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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