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620만톤 ‘힌남노 흙탕물’ 씻어낸 포스코…“품질도 회복” 자신감

등록 2023-03-27 14:42수정 2023-03-28 02:45

침수 복구 마친 포스코 포항제철소
외곽 차수벽 1.9㎞ 설치해 외부 침수 방지
정상화 가늠좌 ‘2열연 공장’ 복구 완료
“생산량 늘고 제품 클레임도 크게 줄어”
지난 23일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이 힌남노 침수 피해 복구 이후 정상가동하고 있다. 침수 당시 지상은 1.5m 가량 침수돼 철강제품이 지나는 롤러까지 물에 잠겼다. 포스코 제공.
지난 23일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이 힌남노 침수 피해 복구 이후 정상가동하고 있다. 침수 당시 지상은 1.5m 가량 침수돼 철강제품이 지나는 롤러까지 물에 잠겼다. 포스코 제공.
펄펄 끓는 불을 사용하는 제철소 둘레에 물을 막는 차수벽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지난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외곽엔 육중한 니은(ㄴ)자 모양의 콘트리트 구조물이 줄지어 설치되고 있었다. 제철소 바깥에서 넘친 물이 내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차수벽’을 설치하는 작업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가 상륙해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인근 하천이 불어 흙탕물이 철조망 사이를 그대로 지나 포항제철소로 들이닥치는 피해를 입었다. 제철소 완공 이후 최악의 침수 사태였다. 1시간 만에 흙탕물 620만톤이 쏟아져 들어왔다. 흙탕물로 인해 제철소가 멈추면서 생산차질과 재고 손실 등으로 인한 피해는 1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천시열 포스코 공정품질담당(부소장)은 이날 포항에서 열린 ‘침수 복구 보고회’에서 “포스코 직원 및 협력사·시공사 직원 140만명(연인원 기준, 군·소방 인력도 포함)이 투입돼 침수 135일 만에 118개 공정을 모두 복구했다”고 밝혔다. 침수 재발을 막기 위해 공장 내외부에 차수벽도 설치하고 있다. 그는 “외부 유입수를 차단하기 위해 제철소 출입구에 차수문을, 제철소 경계에 1.9㎞ 길이의 차수벽을 만들고 있고, 폭우로 인한 내부 침수 방지를 위해 공장 내부에도 차수판·차수벽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올해 장마가 오기 전에 설치를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외곽에 외부 유입수를 차단하기 위한 차수벽이 설치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외곽 1.9㎞에 차수벽을 설치할 계획이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 외곽에 외부 유입수를 차단하기 위한 차수벽이 설치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외곽 1.9㎞에 차수벽을 설치할 계획이다. 포스코 제공
보고회를 마친 뒤 살펴본 제철소 내부는 이미 침수 흔적을 말끔히 지운 듯했다. 용광로와 제강 공정(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들른 뒤 마지막 순서로 제2열연 공장에 도착했다. 가장 큰 침수 피해를 당한 곳 가운데 하나다. 크게 범람했던 냉천 바로 옆에 공장이 위치해 있다. 당시 길이 420m·높이 8m·폭 12m의 지하 설비 공간이 모두 잠겼고 지상도 1.5m 높이로 물이 차올랐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복구 중인 2열연 공장을 공개했는데 특히 지하 설비 공간 복구가 더뎠다. 지하엔 수많은 기계·전기 설비가 설치되어 있는데, 기름과 진흙이 반씩 섞인 듯한 검은 때들로 이 설비들에 여전히 달라붙어 있었다. 세척을 기다리는 분해된 설비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조명 설비가 복구되지 않은 탓에 어두컴컴했다.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2제강 공장 주변도로 복구 전(위쪽)과 복구 뒤 모습.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2제강 공장 주변도로 복구 전(위쪽)과 복구 뒤 모습. 포스코 제공
철강업계는 2열연 공장 재가동을 제철소 정상화의 기준으로 봤다. 열연 공장은 두꺼운 슬래브(철강제품을 만들기 전 쇳물을 굳힌 직사각형 반제품)를 얇은 철판으로 만드는 곳이다. 이 공장은 포스코의 연간 생산능력 1350만톤 가운데 500만톤을 담당하는 핵심 공장이고, 스테인리스·냉연제품의 필수 선행 공정이었다.

석달이 흐른 뒤 다시 내려가 본 지하 공간은 전혀 다른 곳으로 변신해있었다. 깔끔한 바닥과 벽면, 탱크 및 파이프 등 설비들에선 기름 때와 물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서민교 2열연공장 공장장은 “지하에 찬 물을 배수하는 데만 꼬박 4일이 걸렸고, 다 퍼내고 내려가니 30㎝의 뻘이 쌓여있었다”며 “뻘을 걷어내고 설비를 고치거나 세척해 복구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1월20일부터 제철소가 완전 정상 가동되었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2열연공장을 복구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2열연공장을 복구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지하 공간이 정상화된 열연 공장에선 250㎜ 두께의 시뻘건 슬래브가 롤러 위를 오가며 두께 1∼2㎜ 철판으로 가공되고 있었다. 혹시 복구된 공정에서 생산한 철강제품 품질에는 문제가 없을까. 천시열 부소장은 “현재 계획한 생산량을 초과 달성하고 있고, 품질도 침수 피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보통 고객사 클레임이 톤(t) 단위로 들어오는데 침수 복구 뒤에 들어온 클레임이 4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포항/안태호 기자 ec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15년 농심 연구원이 추천한 ‘라면 가장 맛있게 먹는 법’ 1.

15년 농심 연구원이 추천한 ‘라면 가장 맛있게 먹는 법’

매일유업 멸균 우유 회수 공지…“세척수 섞여 들어가” 2.

매일유업 멸균 우유 회수 공지…“세척수 섞여 들어가”

명품 아울렛까지 들어간 다이소…경쟁력은 어디서? 3.

명품 아울렛까지 들어간 다이소…경쟁력은 어디서?

확실해지는 미 연준 추가 금리 인하…일본은 인상에 무게 4.

확실해지는 미 연준 추가 금리 인하…일본은 인상에 무게

문 정부서 6조8천억 받고 다음 정부에 100조 부담 넘겨 5.

문 정부서 6조8천억 받고 다음 정부에 100조 부담 넘겨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