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25일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지에스(GS)칼텍스 본사 앞에서 재벌 정유사의 폭리 행태를 규탄하고, 정부에 ‘횡재세'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쓰오일(10억원)과 현대오일뱅크(100억원)에 이어 에스케이(SK)에너지와 지에스(GS)칼텍스도 각각 150억원과 100억원을 에너지 취약계층의 난방비를 위해 써달라고 내놨다. 지난해 고유가 덕에 15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 배당·성과급 잔치에 나서는 정유사들한테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순차적으로 기부금을 내놓으며 여론 달래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에스케이에너지는 9일 에너지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부모, 홀몸 어르신, 장애인 등 국내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써 달라며 150억원을 한국에너지재단에 기탁했다. 이 기부금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단열, 창호, 지붕 공사, 노후 보일러 등 에너지 설비 교체, 고효율 조명 교체 사업 등에 쓰여진다. 에스케이에너지는 “우리 사회의 에너지 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지에스칼텍스도 이날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100억원을 한국에너지재단 등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에너지 위기는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며 “에너지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단순 일회성에 그치는 활동이 아닌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과 에너지 절약 및 효율 개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정유 4사가 모두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기부 행렬에 참여했고, 총 360억원을 내놨다.
지난해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석유사업 부문(에스케이에너지·에스케이트레이딩인터네셔널)은 52조5817억원의 매출을 올려 3조391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7%, 영업이익은 191.9%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이다. 이 업체는 “에스케이에너지 단독 실적은 다음 달 말께 공개되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될 예정”이라며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석유사업 부문의 실적 대부분은 에스케이에너지의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에스칼텍스는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만 4조원이 넘는다. 이 업체는 이미 임직원들에게 기본급의 10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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