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에 위치한 에쓰오일 사옥. 연합뉴스
천연가스 수입가 상승으로 난방비 부담이 늘어나는 등 시민들의 공공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고유가 덕에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정유사들한테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에너지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에 써달라며 앞다퉈 기부금을 내놓고 있다.
에쓰오일(S-Oil)은 8일 전국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선정된 조손가정과 독거노인·장애인·다문화가정 등 에너지 취약계층과 복지시설 난방비 지원에 써달라고 10억원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연초 난방비 폭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늘어난 위중한 시기라 힘든 계층을 위해 더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평소 연말마다 취약계층을 위해 1억~2억원 상당의 난방유·등유·연탄 등을 지원해왔는데, 이번 기부는 이와 별도로 이뤄진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이날 정부의 ‘에너지 바우처’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취약계층에게 전달해 달라며 성금 100억원을 한국에너지재단 등에 내놨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가상승으로 고통받는 복지사각지대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 1일,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3조408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전년보다 59.2% 증가했다. 매출은 42조4460억원으로 54.6%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였다. 현대오일뱅크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34조9550억원의 매출을 올려 2조789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155.1% 증가했다.
이에 시민들의 허리를 휘게 하는 고유가 덕에 전례 없는 실적을 올려 배당·성과급 잔치에 나서는 정유사들한테 횡재세를 물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기업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용성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는 “(지난해 전쟁·에너지 수급 상황으로 수조원의 이익을 본) 정유사들이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유사가 어려울 때 사회가 또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다른 정유사들의 동참 여부에 대해 “각 정유사들이 판단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유사 홍보담당자는 “(지원 사업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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