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화 훈련을 위해 자원봉사자 대상 분양을 앞둔 예비 안내견들. 삼성전자 제공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20일 경기도 용인 교육시설에서 훈련 과정을 마친 안내견을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에게 전달하는 ‘2022년 안내견 분양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를 안내견 학교를 후원하는 삼성화재나 양육을 맡는 에버랜드(삼성물산 리조트부문)가 아닌 삼성전자가 담당해 궁금증을 낳는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 안내견 후보 강아지의 사회화 훈련을 담당한 ‘퍼피워커’ 자원봉사자와 분양을 받을 시각장애인 파트너, 훈련사, 은퇴견 입양가정 등 50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선언을 한 직후인 1993년 9월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세워 29년간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운영 중이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1994년 안내견 ‘바다’ 분양을 시작으로 매년 12~15마리를 분양하고 있다. 올해까지 총 267마리를 분양했고, 이 가운데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 중이다.
이날 행사 개최 안내와 초대는 안내견 사업과 무관한 삼성전자가 맡았다. 대표이사가 행사에 참석한 삼성화재나 훈련사가 소속된 삼성물산은 행사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그동안 삼성그룹 ‘맏형’인 삼성전자가 그룹 차원의 투자 발표를 주도한 적은 있지만, 공식 행사 홍보는 2017년 2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없었다. 당시 이른바 ‘국정농단’ 특검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기소하자, 삼성은 “미래전략실에 책임이 있다며 해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각 계열사는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 경영하겠다고도 했다.
최근 특혜 논란 속에 이뤄진 ‘광복절 특사’로 이재용 부회장의 취업 제한이 풀려 회장 취임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미래전략실 부활 가능성도 제기됐다. 일부 언론은 삼성 내부에서 옛 미래전략실 출신 인사들에게 복귀 의사를 타진해 조만간 그룹 컨트롤타워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자사 사업과 무관한 계열사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그 가능성을 더욱 높인 꼴이 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함께 한 것으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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