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미국 뉴욕주 오를리언 고교의 영어수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영어 시간에 여전히 에세이를 작성하고 고전을 읽지만, 단편 영화와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많은 시간을 보낸다.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영상 제작을 위해 거리나 해변에서 사진을 찍고, 아이무비와 인디자인과 같은 콘텐츠 제작 툴의 사용법을 배운다.
학교는 장비와 함께 영어 과목을 듣는 학생들이 글을 쓰고 디지털 작업을 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인 ‘작문 미디어 센터’를 학교 안에 마련하였다. 또 영어 교사가 가르치는 영상 리터러시와 미디어 리터러시 과목을 개설하고 방과 후 활동으로 영상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 영어수업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새로운 시도로 학생과 교사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올버니에서 열린 뉴욕주 영어협의회 컨퍼런스에서 400여명의 영어교사들에게 경험을 공유하였고, 대학과 공동으로 학생 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지역 내 다양한 그룹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영어교사인 스티븐 소렌슨은 “우리는 아이들에게 전통적 방식의 작문과 쓰기를 위한 도구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들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사용하게 될 도구를 주고 있다”고 수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어학 교육이 전통적 문자와 언어 중심의 문해력에서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 미디어로 확장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문자 중심의 정보전달과 소통 방식을 음성, 영상 등 멀티미디어 소통으로 변화시켰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의 리터러시는 문자를 읽고 쓰고, 그 맥락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다양한 형식의 정보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것은 미래교육을 위한 사회공동체의 협력이다. 학생들이 영상을 제작하고, 그것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학교와 정부기관, 지역 내 다양한 단체들이 재정과 인력, 그리고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학교와 사회는 미래교육을 위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
이재포 협동조합 소요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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