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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대학연합동아리는 왜 방이 따로 없을까

등록 2018-03-05 09:21수정 2018-03-05 18:59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맹모삼천지교’는 물리적 환경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오랜 기간 동안 물리적 위치는 무척 중요했다. 강남 집값 상승에 ‘교육’ 테마가 작용한다고 의심받는 이유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에겐 장소의 의미가 다르다. 필자 회사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대학 연합 동아리 학생들이 찾아왔다. 동아리방 위치를 물었는데 이해가 안 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따로 고정된 장소가 없다고 답을 했다. 집행부 10여명의 처음 만남은 온라인에서 이루어졌고, 새로운 회원 모집 역시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연합 동아리 방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물었을 때 바로 대답을 못 한 이유다.

이런 생각들이 점차 확산될까? 세상은 온라인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누구 옆인지보다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물리적 장소가 과거처럼 중요하기 어렵다. 케빈 켈리의 말처럼 명사는 동사로 변형되고 있고,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처럼 행동하는 중이다. 부동산처럼 무겁고 움직이기 힘든 존재도 인터넷을 통해선 변동성 높은 접근 대상일 뿐이다. 호텔 하나 소유하지 않고 숙박업을 하고 있는 에어비엔비가 그 증거다.

장소도 결국 연결 이후 여러 갈래로 뻗어가는 파급 효과가 더욱 중요하다. 운전자들이 비운 주차 공간을 앱 사용자들이 나누어 사용하는 몽키파킹(MonkeyParking) 앱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차 장소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주차장을 인터넷을 통해 누구든 접근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공공재 성격이 강한 주차장 사용을 개인들이 앱을 통해 거래하니 거부감이 컸고 결국 2014년 6월 서비스는 문을 닫았다.

향후 장소는 네트워크를 통해 접근 가능한 곳을 의미한다. 사무공간도 ‘위워크’, ‘스튜디오 블랙’ 등의 공유 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 연합 동아리가 인터넷으로 장소를 구하는 일쯤 별것 아니다. 그런 장소를 사회 전체 이익에 맞게 사용하는지가 새로운 과제다. 내 공간을 내 맘대로 사용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주장은 낡았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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