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난 뒤 하굣길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어린이들. 김정효 기자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과거와 요즘 10대의 공통점 중 하나는 외모에 대한 높은 관심이다. 하지만 대상은 차이가 있다. 과거엔 연예인의 외모가 주된 관심이었다. 코팅된 책받침이나 연습장 표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은 연예인 말고도 하나가 보태졌다. 같은 학교나 집단 내 또래의 외모도 주된 관심사다. 그래서 학교에서 외모가 뛰어난 아이들 사진이 휴대폰에 들어 있다. 셀카나 가족사진 혹은 자신이 포함된 친구 사진이 대부분인 기성세대는 이해가 쉽게 가지 않는다.
학생들은 카카오스토리 등을 통해 그런 아이들의 스토리를 지어내기도 한다. 누구와 누가 사귄다느니, 어떤 일이 있었다느니 하는 종류의 내용이다. 일종의 ‘팬픽’(팬과 픽션의 합성어로, 좋아하는 대상을 주인공으로 쓴 글)인 셈이다. 특히 여학생들은 연예인 이야기와 함께 이런 종류의 글을 좋아한다. 그만큼 외모가 뛰어난 친구는 또래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최근 국내 번역된 캐서린 어데어의 <디지털 시대, 위기의 아이들>에는 학교 운동장의 7살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섹시함’이 ‘귀여움’을 대체했고, 미디어의 성적 인식과 이미지의 영향으로 3살짜리들도 뚱뚱함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사례인데 우리와 비슷해 보인다. 멋진 외모의 사진이 널리 빠르게 유통되는 디지털 시대에 미의 가치와 쓸모가 더욱 커진 것이다.
왜 이렇게 미에 집착할까?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라고 본다. 아이들이 행복을 찾을 곳이 많지 않다. 학업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더 그렇다. 일본의 히타치중앙연구소 야노 가즈오 소장은 “테크놀로지가 행복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오래 간직하기 어려운 외모의 아름다움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는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테크놀로지를 알려주는 것은 어떨까. 명상 앱 헤드스페이스(Headspace)나 캄(Calm) 등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해주는 도구다.
이들 앱에 대한 수많은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리뷰들이 말해준다. 외적인 아름다움 못지않게 내적인 미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자녀에게 알려줄 방법을 부모가 찾아보는 것이 먼저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