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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중국 이번엔 ‘아이폰 금지령’…삼성·모바일 부품업체 충격파

등록 2023-09-07 16:22수정 2023-09-08 07:36

중국 베이징의 애플스토어에서 손님들이 아이폰14를 살펴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애플스토어에서 손님들이 아이폰14를 살펴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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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중앙정부기관 공무원들에게 애플 아이폰 등 외국산 스마트폰 사용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의 ‘중국 봉쇄’에 맞선 반격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국내 모바일 부품업체들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 공무원들이 최근 몇 주간 업무용 채팅앱 사이트 등을 통해 상사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민감한 정보의 유출을 막으려는 사이버 안보 차원의 조처라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아이폰 사용이 금지되는 범위가 정확히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중국 정부의 대변인 구실을 하는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의 이런 조처는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대한 반격의 하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대표 통신업체인 화웨이의 5세대(5G) 무선통신기기를 퇴출하고, 동영상 공유앱 틱톡을 제재했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도 맞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중국은 2021년 기밀정보 유출 우려를 들어 중국 국방부와 국영기업의 테슬라 차량 사용을 제한했고, 지난해에는 중앙정부와 국영기업에 외국 브랜드 개인용컴퓨터(PC)를 자국산으로 교체하라고 명령했다. 이번엔 미국 첨단기업의 상징인 애플을 정조준했다는 얘기다. 자국산 스마트폰 띄우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화웨이는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통제에도 5세대(5G) 이동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출시해, 미국 정부를 당황케 했다.

중국의 이번 조처는 애플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3.58% 떨어졌다. 오는 12일 최신 기종인 아이폰15 공개를 앞두고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그동안 애플은 미-중간 기술 패권 갈등에서 비교적 비켜서 있었다. 아이폰 위탁생산 공장을 중국에 두고 많은 중국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정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20%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전체 수익의 19%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도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 애썼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해 “(애플과 중국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은 고용 인력이 30만명에 이르는 애플의 최대 생산기지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노동자의 대규모 시위로 공급망에 큰 차질을 빚으면서 최신 제품 생산을 인도와 베트남으로 이동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애플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를 웃돈다. 중국 정부의 ‘외국산 스마트폰 금지령’이 애플의 탈중국을 가속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국내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에도 악재다. 삼성전자 갤럭시폰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화면이 접히는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5·폴드5)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중국만의 사용성과 지역에 맞는 콘텐츠를 제품에 구현시키겠다”며 중국 시장 회복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중국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연간 2억9000만대로, 1%만 해도 300만대, 국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의 1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아이폰을 겨냥한 것이지만 대상은 외국산 스마트폰 전체”라며 “중국의 애국 소비 흐름이 더 강화되면 중국 토종 브랜드에 밀려 입지는 더 좁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애플과 거래하는 국내 모바일 부품업체들도 영향권이다. 엘지(LG)이노텍은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을 독점 공급하는데 전체 매출의 80%가 여기서 나온다. 오엘이디(OEED) 패널을 공급하는 엘지디스플레이, 연성회로기판(FPCB) 제조사 비에이치 등도 포함된다. 이날 엘지이노텍과 비에이치의 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6.13%, 7.17% 급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제재로 아이폰 생산 물량 1000만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아이폰15 생산 차질로 애플 부품주들의 실적과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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