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인수된 뒤 대규모 해고와 이탈자 속출 등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트위터 대체를 표방하는 탈중앙화 소셜미디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분산형 소셜미디어를 표방하는 ‘블루스카이’(BlueSky)를 출시하면서 트위터 이탈자를 노리는 신생 플랫폼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일 플랫폼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달 중순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온 블루스카이 베타 버전 다운로드 횟수가 2천회를 넘었다. 블루스카이 앱은 아직 비공개 테스트 버전으로, 다운로드를 받아도 초대코드를 받은 일부 이용자들만 사용할 수 있다.

블루스카이는 분산형 소셜미디어라는 특징을 갖는다. 트위터와 달리, 중앙 관리주체 없이 누구나 서버를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 모임이 각각의 다른 서버로 운영되는 방식이다. 각각 서버끼리 상호작용도 가능해, 다른 서버의 사용자를 팔로우하거나 서로 대화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분산형 소셜미디어에서 개발자는 서버 프로그램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하고 지속해서 업데이트를 하는 업무만 담당한다. 일반 유저들은 공개된 소스프로그램을 이용해 서버를 만들어 콘텐츠 관리 방식 등을 직접 정해 운영할 수 있다. 중앙관리 주체가 없기때문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이 플랫폼이 사유화될 가능성이 적다.

잭 도시는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에서 대규모 해고 논란이 일자 “트위터를 특정인이 소유한 회사로 만든 게 후회된다. 오픈소스 프로토콜로 만들었어야 했다”며 탈중앙화 플랫폼 출시를 예고해왔다. 잭 도시가 내놓은 블루스카이는 운영체제를 탈중앙화하면서 트위터의 강점인 리트윗 기능 등은 그대로 들여올 전망이다.

트위터 대체재로 거론된 ‘마스토돈’(Mastodon)도 분산형 소셜미디어다. 메타 등 주요 소셜미디어들이 ‘개인정보 불법 수집’ 논란을 겪으면서 중앙 관리자의 정보 수집이 불가능한 탈중앙화 소셜미디어 마스토돈이 주목받고 있다. 트위터 구조조정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이후엔 마스토돈의 가입자 수가 20만명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지난달 초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개방형 소셜미디어 ‘다무스’(Damus)도 출시 직후 에스엔에스(SNS) 부문 10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블록체인 소셜미디어 시장 규모가 2030년 5억3650만달러(7033억원)로 계속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트위터는 머스크에게 인수된 뒤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해, 기존의 3분의 1도 안 되는 2300여명만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2024년까지 트위터 이용자 3200만명 이상이 트위터를 떠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트위터의 일간 이용자(DAU)는 2억명 안팎이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