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시민들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이란 정부에 맞서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머스크는 24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란인들의 인터넷 자유를 지원하겠다’는 온라인 성명을 낸 뒤 트위터에 “스타링크를 활성화하겠다(Activating Starlink)”라는 글을 올렸다.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상황에서 머스크가 위성 네트워크 스타링크를 활성화해 이란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스타링크는 낮은 궤도로 돌고 있는 수천개의 통신 위성을 이용해 지구촌 전역을 인터넷망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지구와 화성 간 통신망 구축 목적으로 고안됐고, 지금은 오지에 사는 사람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확대 중이다.
이란 정부는 이달 중순 이후 전국적인 시위 확산 뒤 자국 내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망 등의 접속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 16일 소수민족인 쿠르드계 여성 마샤 아미니(22)가 ‘히잡 미착용’ 등 부적절한 옷차림을 했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붙잡혀 조사받다 숨진 사건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인터넷망을 연결하기 위해 설치된 스타링크 단말기 모습. 일론 머스크 트위터 갈무리
이에 머스크는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에 스타링크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 정부에 제재 면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가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뒤 미국 정부로부터 원유수출 금지 등을 포함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이란 정부를 포함한 기업과 상품·서비스 등을 거래할 경우 금융시스템 이용 제재를 당할 수 있다.
사실상 스타링크 서비스 허가를 받은 머스크는 아직 이란에서 어떻게 스타링크를 작동시킬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머스크는 올해 초 러시아 침공으로 통신망이 파괴된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지원한 바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단말기 1만5천대를 배송하는 방식으로 하루 15만명의 시민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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