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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어떤 달러자산이 매력적인가?

등록 2017-11-29 18:38

Weconomy |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지난번 글(왜 달러자산에 투자해야 하나?)의 요지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의 네 가지다.

첫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하 ‘달러/원환율’)과 한국 주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둘째, 환율이 상승할 때 기업이익이 악화하며 반대로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기업이익이 개선되는 현상이 출현한다.
셋째,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한국 기업실적이 개선될 때 외국인의 순매수가 출현하기 때문이다.
넷째,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자산 순매수가 강화될 때 환율은 떨어지며 주가는 상승한다.

이상의 관계를 고려할 때, 앞으로도 환율과 한국 자산의 가격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아래의 ‘그림’은 환율과 아파트 가격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환율이 급등할 때마다 주택가격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주식시장에 비해 부동산시장은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주식처럼 폭락하는 일은 드물다. 그런데 환율이 크게 상승한 2008년을 보면,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마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KB국민은행, 한국은행 경제통계정보시스템(ECOS).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달러 자산 중에 어떤 자산이 유망한가?

한국 가계의 전체 자산 중 70% 이상이 부동산에 투자되어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과 상관관계가 마이너스인 자산을 찾는 게 급선무다. 이 대목에서 조금 첨언하자면, 상관계수란 두 자산의 변화 방향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예를 들어 상관계수가 +1이라면, 두 자산의 변화 방향이 완전히 일치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자산은 투자 대상으로 실격이다. 왜냐하면, 2008년이나 2003년 같은 충격이 발생했을 때 ‘보험’ 역할을 해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관관계수가 -1에 가까운, 다시 말해 자산가격의 변화 방향이 반대인 자산에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 아파트와 마이너스의 상관계수를 기록하는 자산은 어떤 게 있을까?

한눈에 알 수 있듯, 달러/원 환율과 미국 주식(S&P500) 그리고 정크본드(Junk Bond)를 들 수 있다. 여기서 정크본드란, 말 그대로 투자 부적격 등급의 채권을 의미한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이하 S&P)나 무디스 같은 세계적인 신용평가 기관들은 각 기업의 부도확률을 예측해, 다양한 신용 등급을 부여한다. 이 중 BBB- 등급 미만의 등급을 받은 기업들을 흔히 쓰레기 채권. 즉 정크본드라고 부른다. 물론 정크본드는 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즉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볼 수 있다.

자료: 한국은행 경제통계정보시스템(ECOS), Bloomberg. 주: 2002년~2016년의 연간 자산별 수익률(전년동기대비)의 상관계수 값.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면 자산 배분 대상으로 충분한가?

한국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의 입장에서 미국 주식이나 정크본드가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것을 파악한 것만으로 끝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힘들게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를 권하는 이유는 결국 안락한 노후를 설계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다. 따라서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자산 중에서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투자 대상으로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아래의 ‘표’는 2002년 이후 세계 주요 자산의 수익률(원화 기준)을 표시한 것인데, 한국 주식이 얼마나 높은 성과를 올릴 자산인지 한눈에 보여준다. 연평균 수익률이 9.7%로 세계 1위다. 그다음으로 높은 성과를 기록한 자산은 바로 미국 정크본드(7.1%)이며 미국 주식은 3.6%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건 2002년 이후의 자산 수익률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 주식시장은 1802년 이후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평균 6.6%의 수익률을 기록한 자산이었다. 결국 한국 부동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해외 자산, 그중에서도 미국 주식이나 정크본드에 투자함으로써 고수익은 물론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건 상대적인 개념이다. 필자가 아무리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절한 투자 비중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수 있다.

자료: 한국은행 경제통계정보시스템(ECOS), Bloomberg. 주: 2002~2016년의 연간 자산별 수익률.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아파트와 미국주식 조합의 투자 성과와 위험은?

아래의 ‘그림’은 한국 아파트와 미국 주식에 투자한 포트폴리오, 다시 말해 투자 조합의 성과를 표시한 것이다. 여기서 투자 조합은 크게 10개 정도로 구분했는데, 한국 아파트에 100% 투자하는 조합부터 미국 주식에 100% 투자하는 조합까지 존재한다. 먼저 한국 아파트에 100% 투자했을 때에는 3.2%의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8.8%의 투자 위험에 노출된다.

투자의 위험은 매우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필자는 수익률의 표준편차로 정의했다.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표준편차의 정의를 떠올려 보면 “평균으로부터 흩어진 정도”를 의미하니, 수익률의 표준편차가 크다는 것은 좋을 때와 나쁠 때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자신의 위험 성향에 맞게 자산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한국 부동산 80%와 미국 주식 20%의 짝이 적합할 것이다. 기대 수익률은 4.6%로 크게 뛰어오르는 한편, 수익률의 표준편차는 아파트에 100% 투자했을 때보다 낮은 6.6%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 아파트에 올인하는 것보다 20% 정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은 끌어 올리면서 투자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더 나아가, 중위험-중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한국 아파트 60% 미국 주식 40%의 짝이 어떨까? 기대수익률은 5.9%까지 뛰어오르는 대신, 투자의 위험은 10.0%로 아파트에 올인했을 때의 투자 위험(8.8%)과 큰 차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료: 한국은행 경제통계정보시스템(ECOS), Bloomberg. 주: 가로축은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표준편차, 세로축은 포트폴리오의 복리 수익률.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분산투자의 마법에 빠져보자!

한국 부동산 및 미국 주식의 짝에서 확인된 것처럼, 분산투자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낳는다. 매우 위험한 자산으로 간주하는 미국 주식에 조금이라도 투자하는 게 더 안전한 성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면, 자본시장에 존재하는 사실상 거의 유일한 ‘마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음 시간에는 한국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을 위한 자산배분 전략을 소개할까 한다. 목돈을 만들어서 10년 혹은 5년 뒤에 주택을 살 계획을 가진 20·30세대야 말로 자산배분 전략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이미 부를 축적한 중산층 및 부유층은 자산배분을 안 하더라도 미래가 크게 흔들리는 일은 겪지 않을 수 있지만, 2030 세대는 미리 대비할수록 복리의 효과를 충분히 누릴 것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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