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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환율 하락은 한국경제의 낙관적 전망 확산 결과?

등록 2017-11-17 16:42수정 2017-11-17 18:15

Weconomy |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어떻게 투자해야 분산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있나?

지난 번 글(어떻게 투자해야 분산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있나?)의 요지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의 세가지다.

첫째,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자산간 상관계수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자산, 다시말해 변화 방향이 다른 자산에 투자해야 분산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한국에는 마땅한 투자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다.

셋째, 달러/원 환율은 한국 주요 자산에 대해 마이너스의 상관계수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투자의 대안으로 고려할 만 하다.

아래 ‘그림’은 환율과 주가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2008년처럼 환율이 급등할 때마다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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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하락할 때 기업실적이 개선된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더 나아가 수입물가가 하락해 수입제품의 경쟁력이 개선되는 등 경제에 부정적인 면이 많은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다. 아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환율이 상승할 때마다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08년과 2014년으로, 환율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실적은 급감했다.

물론 환율 상승 국면에 수출기업의 이익이 크게 개선된 반면, 여타 부문, 예를 들어 금융이나 유틸리티 같은 내수 기업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어 이런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래 두번째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2008년이나 2014년 내수기업의 영업이익이 직전 년도에 비해 급감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2014년에는 3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3년에 비해 오히려 6조원 가량 증가하기까지 했다. 결국 환율이 상승할 때 한국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되는 현상은 ‘수출 기업’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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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환율이 하락할 때 수출기업 실적이 개선되는가?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환율의 하락 원인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한국의 환율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방향이다. 예를 들어, 환율이 18.7% 급등했던 2008년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무려 33조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환율이 9.4% 하락했던 2010년 외국인은 19조원의 주식 순매수를 기록했다. 즉,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면 환율이 떨어지고, 반대로 주식을 매도할 때 환율이 상승한다.

이는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감안할 때, 금방 이해된다. 수입업체의 달러 매수세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팽팽히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가정할 때, 갑작스럽게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 매수를 위해 달러 매도 주문을 넣으면 순식간에 외환시장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은행 등 관계 당국이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여러 모로 노력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매의 방향성 자체를 바꿀 수 없는 만큼 결국 환율의 추세는 외국인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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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어떨 때 한국 주식을 매입할까?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된다. 그들은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해서 성과를 내기 바라며, 글로벌 경기가 좋을 때 한국기업 실적이 좋아진다는 것을 잘 안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2011년처럼 한국 기업 실적이 악화될 때 대규모 매도(-10.3조원)로 대응하며, 반대로 2017년처럼 기업 이익이 크게 늘어날 때 매수한다. 다시 말해, 외국인은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수출기업의 실적에 매우 민감하다. 수출기업 실적이 좋을 때 주식을 매수하기에 환율이 떨어지는 반면, 기업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주식을 매도하며 그 결과 환율이 상승한다.

물론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 2014년처럼 이익이 줄어드는 시기에 순매수를 기록하는 경우도 간혹 발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가 수출기업의 이익전망에 점점 민감해지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환율 하락을 ‘기업 실적 악화’의 신호로 해석하기 보다, 오히려 수출기업, 더 나아가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확산된 결과로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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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자산은 한국인에게 최적의 분산 투자 대상이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볼 때, 달러 자산은 한국인에게 최적의 분산 투자 대상임을 알 수 있다. 성장률이 둔화되고 주식시장이 부진할 때마다 환율이 상승하여 ‘환 차익’을 제공하며, 반대로 경기가 좋을 때에는 환율이 떨어져 평가손이 발생하는 대신 주식이나 부동산 등 한국 자산의 가격 상승이 이 손실을 벌충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가 좋을 때 한국 주식에 집중 투자하고, 반대로 경기 나쁠 때 미국 달러를 매입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을 돌이켜 보면, 금융시장의 전문가 중에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예견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필자 역시 경기가 나빠질 것은 예측했지만, 위기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분산투자는 이럴 때 힘을 발휘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황(혹은 호황)을 예측하지 못할 때, 자산을 분산하여 투자함으로써 극단적인 손실을 막아주는 한편 오히려 저평가된 자산을 매입할 여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음 시간에는 달러 자산 중에 어떤 자산이 한국인의 분산투자 대상으로 적합한지 살펴보자.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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