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대내외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창립 67주년 기념행사에서 “앞으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현 수준(1.25%)으로 동결 결정을 한 뒤 “현재 경제 여건을 고려했을 때 현 금리 수준이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본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정면 부인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기준금리는 2012년 7월(3.25→3.00%)부터 현재까지 모두 8차례 0.25%포인트씩 떨어진 뒤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인 1.25%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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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정책 변화를 내비친 바탕엔 낙관적으로 바뀐 한은의 경기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여전히 완만하지만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투자도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은 4월 전망치(2.6%)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방안이 실행에 옮겨지면 성장세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총재는 “최근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수요 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수출과 투자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는 있으나 현 단계에선 그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금리 인상 시기는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쯤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