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5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금리 인상의 간단한 메시지는 바로 미국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5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며 이렇게 말했다. 연준은 연내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리고, 이후로도 2019년까지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구체적 전망도 내놨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로써 올해 안에 한-미 기준금리의 역전 현상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미국의 금리인상은 지난해 12월에 이은 석달 만의 인상으로, 현재 0.50~0.75%인 기준금리는 0.75~1.0%로 오르게 된다. 최근 시장에선 올해 기준금리가 4차례 오르는 등 인상 속도가 빨라질지도 모른다는 경계감이 팽배했지만, 이날 연준의 발표는 ‘점진적 인상’을 시사했던 지난해 12월의 예상과 맥을 같이했다.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팽창해 왔으며, 연준의 고용과 물가안정 목표치를 향해 계속 전진해 왔다”며 “앞으로 경제가 예상대로 계속 좋아지면, 연준의 기준금리를 장기 중립적 목표인 3%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점진적으로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이사들의 기준금리 변화 예상치가 담긴 ‘점도표’ 역시 옐런의 발언과 일치한다. 이 구상대로라면 미 기준금리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매년 세 차례씩 인상돼 2019년 말께는 3%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미 기준금리는 머지않아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준금리는 1.25%로, 이번 금리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0.25%포인트에 불과하게 됐다. 연준의 전망대로 올해 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리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동결한다면 연말께는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금리가 높고 안정적인 시장을 향해 급격히 빠져나가면, 원-달러 환율상승과 함께 국내 금융시장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지난 1999년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당시 5개월간 약 5조5천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적이 있다. 또 국내 시장금리가 오르게 되면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저신용자·다중채무자·영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받는 충격 클 수밖에 없다.
이날 주식시장은 점진적 인상 기조가 재확인된 것에 대한 안도감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8% 오른 2150.8로 마감해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원 내린 1132원에 마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home01.html/◎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