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무력 충돌 여파로 주가가 급락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코스피지수 1900선이 붕괴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48(2.01%) 떨어진 1876.07로 거래를 마쳤다. 2013년 8월23일(1870.16) 이후 2년만에 최저치다. 코스피지수(종가 기준)가 1900선 아래로 주저앉은 것도 올해 1월16일 이후로 처음이다.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가 각각 4420억원, 5334억원씩 주식을 내다팔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4.52% 하락한 627.05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9.9원 급등한 119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011년 9월26일(1195.8원) 이후 약 3년 11개월만에 최고치다. 다만 채권가격은 강세(채권금리 하락)로 장을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은 연 1.709%로 전날보다 0.005%포인트 내렸고, 5년물은 연 1.880%로 0.022%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통화가치까지 떨어뜨린 중국의 경제 불안과 올 하반기 예고된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왔다. 여기에다 지정학적 불안 요소로 꼽혀온 대북 리스크까지 얹어지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의 (도발)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정적 변수라고는 보기 어렵다. 과거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쏘았을 때 그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며 “오늘 금융시장 움직임은 그동안 약세를 이어오던 흐름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적 대치라는 단일 변수보다는 중국의 경제 불안 등 국내 금융시장에 파장을 몰고온 해외발 악재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다우지수가 이날 2%가량 떨어지는 등 세계 주요 증시는 세계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정부는 이날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시장 불안 요소와 그에 따른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별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별도의 시장 점검 대책반도 구성했다”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경락 기자, 김효진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