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문제제기… 엘지카드 인수전 뛰어들수도
“1라운드가 끝났지만 게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23일 론스타가 국민은행을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음을 공식 발표하자 유력 경쟁후보였던 하나금융지주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국민은행보다 앞서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인수의지를 불태워왔다. 하나은행과 대한투자증권 등 계열사를 엮어 하나금융지주로 전환시킨 것도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준비 운동이었다.
하나지주는 외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데 대해 “국민은행의 독과점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도 론스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지주 고위 임원은 “독과점 논란에 대해 정부·감독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면서 “은행 독과점 문제는 국민은행의 외환 인수 과정에서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우리 은행산업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하나지주 쪽은 국민·외환 통합이 독과점에 해당되는지 직접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나 판정의뢰를 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공정위의 판정이 외환 인수전을 원점으로 돌려 놓을 수도 있다고 보고, 앞으로도 국민·외환 통합의 독과점 폐해에 대한 문제제기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지주의 이런 움직임은 이번 외환 인수 실패로 시장에서 4위권으로 내몰려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국민·외환 통합은행이 초대형 은행으로 우뚝 서고, 엘지카드 인수전을 시작한 신한·조흥 통합은행과 우리은행이 2위~3위권을 형성할 경우 하나금융지주는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하나지주가 외환 이후 금융권 최대 매물인 엘지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큰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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