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받은 대출 규모가 4조6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 시세가 기존 보증금보다 낮은 ‘역전세'가 늘어난 탓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5월 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과 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서 신규로 취급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은 총 4조6934억원이다.
특히 지난 1월 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에 집주인들이 몰렸다. 주금공이 취급하는 특례보금자리론 중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으로 신청이 된 후 심사 중이거나 대출 승인이 난 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 2조49억원이다. 지난해 주금공이 취급한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의 보금자리론 공급액이 8002억원이었는데, 올해는 넉 달 만에 지난해 공급액의 2.5배가 넘는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4대 시중은행에서는 올해 1∼5월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로 2조6885억원을 취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6966억원)과 견줘 소폭 줄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며 수요가 분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규모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5.9%(51만7천호)에서 지난 4월 52.4%(102만6천호)까지 늘었다. 또 4월 기준 역전 위험가구 중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비중은 각각 28.3%, 30.8%에 이르렀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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