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 사장은 관광산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해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다시 확인했다. 우기홍 사장은 2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인수배경과 실사 계획, 노선과 인력 조정 여부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우 사장은 2~3년이 걸릴 최종 합병이전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별도기업으로 독자운영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인수합병 과정 초기엔 비용이 높아지지만 인수합병 3~5년 뒤쯤 효율성 제고가 원가 인하로 이어져 본격적 수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 인수에 대해 “(정부 지원) 이전부터 인수에 관심이 있었다. 코로나 이후 두 개의 항공사가 공존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인수하는 것이지 정부 지원 때문에 인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마일리지 통합에 대해서는 “마일리지 통합은 합병 이후의 문제”라며 시간이 많이 남았으며 검토 단계 이전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20일 우 사장이 기자단과 나눈 문답의 주요내용이다.
- 실사는 언제 하는가? 범위는?
“바로 진행할 거다. 실사 조직을 이미 꾸렸다.”
-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 방안 요구했는데?
“KCGI가 3자배정 금지가처분을 냈다. 2주 안에 결론이 나야 하는데 법원이 합리적 판단할 것을 기대하며 적절히 대응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51년 역사에서 한번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 코로나 사태가 9개월 이상 진행되는 등 위중한 상황에서 한명도 인위적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이런 기조에서 아시아나를 인수한다고 하면 노동조합도 잘 이해할거라 생각한다.”
- 자회사와 협력업체의 구조조정은?
“아시아나와 자회사에 대해 인력을 구조조정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계약에 들어 있다. 협력업체도 자회사가 안정이 된다면 (정부 지원이 필요하겠지만) 협력업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두 항공사간 중복노선 통폐합 계획은?
“그런 이야기한 적 없다. 여객노선 80% 운항중단 중이다. 인력 구조조정이 없기에 통폐합보다는 시간대 조정, 신규 목적지 취항, 기재 사이즈 조정 등 지금 공급 규모와 인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아시아나와의 합병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빨라도 2년, 늦으면 3년 정도의 걸린다. 그 기간엔 양사가 독자적으로 운영될 것이고, 아시아나 및 산업은행과 협력해서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겠다.”
- 합병 이후에 브랜드는 어떻게 되는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브랜드를 바꾸고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 아닌가 생각한다. IT 통합, 안전관리체계, 훈련 등 해야 할 일들이 많다. 1년 이상 걸리는 작업들이므로 이 시점에 무엇이 합리적인지, 업계와 직원을 위한 방안인지 검토하고 계획을 세우겠다.”
- 인수하게 된 계기와 배경은? 앞으로 항공산업의 시너지가 어떻게 나올까?
“아시아나는 코로나 이전부터 어려운 상황이었고 대한항공도 코로나 전이라고 쉽지만은 않았고 코로나 이후 더 어려워졌다. 정부, 산은도 항공사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에서 항공업계를 보전하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산은에서 논의를 해보자고 제안이 왔다.
양사가 통합되면 비용과 항공기 운항 측면에서 항공기 운영의 효율성, 승무원의 효율성이 올라간다. 지원 조직, 영업 조직, 운송 조직 등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정비 등도 아시아나는 대부분 해외에 맡기고 있으나 대한항공은 정비 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엔진 수리 등에서 장점이 있고, 화물터미널, 운항훈련센터 등을 같이 사용함으로써 효율성 제고가 가능하다. 3~5년 지난 후에는 효율성이 원가 인하로 이어져 직원들에게 혜택이 올 것으로 본다.”
- 노선 정리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코로나 시대이기 때문에 회복 시점이 관건이다. 노선 정리는 현재 생각하고 있지 않다. 시간이 비슷한 취항(슬롯)들을 조율하여 시간대를 분산하고 요일을 재배치하는 등의 문제는 인수, 합병이 진행되면서 이뤄져야 할 사항들이다. 이전까지는 별도의 회사로 움직인다.”
- 아시아나가 매물로 처음 나왔을 때 관심없다가 정부 지원 뒷받침되니 관심이 생긴 것인가? 노선조정해 기재나 승무원이 남으면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지?
“줄이지 않는다. 시간대와 항공기 사이즈를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전에도 인수에 관심이 있었다. 코로나 이후 두 개의 항공사가 공존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인수하는 것이지 정부 지원 때문에 인수하는 것은 아니다.”
- 통합에 막대한 비용이 들텐데?
“통합하는 데 비용이 든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모르는 회사가 들어오면 컨설팅 등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전문가들이 다 할 수 있다. 돈이 든다면 정보기술분야(IT) 통합인데, 양사가 유사한 시스템을 쓴다. 노하우와 경험이 있어 다른 회사보다빨리 할 수 있다고 본다.”
- 산은이 한진칼 지분 11% 가지게 되는데, 산은의 개입 및 국유화에 대한 장치가 있는가?
“이동걸 회장도 “산은이 경영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적인 경영은 조원태 회장 및 경영층의 자율성에 따라 하는 것이다. 산은은 이사회 구성원을 통해 견제와 감시를 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이 정상화를 지켜보다가 자금회수(엑시트)하는 것이 산은의 계획이다.”
- 통합이 되면 운임이 비싸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또 독과점에 대한 우려 있는데?
“우려는 당연하다고 본다. 진에어도 한진그룹에 있지만 대한항공 및 다른 저비용항공사, 외국항공사와 경쟁하고 있다. 진에어에 가격정책을 간여못한다. 통합이 되어도 독자경영해야 한다.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슬롯이 각각 16%, 24%로 합쳐도 40%밖에 되지 않는다. 두개가 합한다고 해서 독과점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해외항공사 사례를 보면 런던(히드로공항의 경우) 브리티시에어의 슬롯 50%가 넘는다.”
- 여객수요가 회복 이전까지 아시아나 인수 기간에 두 기업 동반부실 우려는?
“우려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시 장기적으로 시너지가 난다. 당장 1,2년은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 시장에서 2조5천억 증자 예정이며, 장기적인 시너지를 보고 주주분들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재무구조를 좋게하고 부채비율을 낮춰 금융 비용을 줄이기에 동반했을 때 부실 위험이 낮아진다고 본다.”
- 마일리지 통합 비율은?
“마일리지가 통합이 되려면 합병이 되어야 한다. 합병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우리가 아직 아시아나 마일리지 현황을 모른다. 재무제표 이상의 내용은 알지 못하기에 실사를 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진행하겠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