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 전역을 휩쓸면서 각국의 전염병 대응 태세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보건안전센터와 싱크탱크 핵위협방지구상(NTI)이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과 함께 개발해 2019년 말 발표한 ‘세계보건안전지수’를 보면, 미국의 대응 체계가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평가 대상 195개국 가운데 9위였다.
세계보건안전지수는 각국의 전반적인 전염병 대응 체계를 처음으로 평가해 만들었다. 예방, 감지와 보고, 신속대응, 보건체계, 국제기준 준수, 위험환경의 여섯 범주로 나눠 점수를 매겼다. 13개국 전문가 21명이 각국의 공개 정보와 국제기구 정보를 종합해 85개 세부 기준에 따라 평가했다.
100점 만점에 83.5점을 받은 미국은 4개 범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신속대응에서 2위였고, 위험환경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19위)를 받았다. 한국은 평균점수(70.2점)가 미국에 크게 뒤졌으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훨씬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전염병 감지와 보고(5위), 신속대응(6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북한은 193위로 평가됐다.
종합 2위에 오른 영국은 신속대응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고, 국제기준 준수에서도 미국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건체계와 예방, 신속대응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은 네덜란드가 3위, 감지·보고와 국제기준 준수가 돋보인 오스트레일리아가 4위, 캐나다가 5위에 올랐다.
선진국이 아닌 타이가 6위로,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동남아시아 최대 에이즈 감염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 타이는 보건체계(2위), 예방(3위), 신속대응(5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일본은 59.8점으로 21위에 그쳤다. 국제기준 준수를 뺀 모든 항목에서 한국에 뒤졌다. 코로나19 진원지로 꼽히는 중국은 51위(48.2점)를 차지했다. 국가 통제가 강해 국제기준 준수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세계보건안전지수는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 사태를 계기로 개발됐다.
박중언 부편집장 parkje@hani.co.kr
연재그래픽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