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공동인수 검토’ 기사는 결국 과장보도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한 경제신문은 16일 오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금호석유가 아시아나항공 공동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격 결정한 상황에서 동생인 박찬구 회장의 인수 검토 보도는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금호석유는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밝혔고, 급기야 저녁 7시께 긴급 해명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왜 이런 해프닝이 벌어졌을까?
해당 경제신문은 애초 서면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금호석유의 입장을 물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 관계자는 “원론적 차원에서 인수 희망자의 요청이 있으면 (협력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런 보도가 나왔다”며 “박찬구 회장과 직접 인터뷰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경제신문이 회사 답변에 대해 박찬구 회장의 뜻을 묻길래 “(박 회장의 생각도) 그렇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변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석유는 진작부터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능성을 검토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뜻 없다는 것이고, 이는 진작에 결정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금호석유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간판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대해 아쉬운 감정을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금호석유 관계자는 “아쉬운 것과 인수전 참여는 별개 문제”라며 “솔직히 인수할 여력도 없고, 설령 인수를 해도 관리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또 금호석유는 석유업종과 항공업종의 본질도 너무 다르다고 강조한다. 일 예로 석유업종은 유가가 오르면 유리한데, 항공업종은 반대로 유가가 내릴수록 유리하다.
또 리스크(경영위험)를 싫어하는 박찬구 회장의 보수적 경영스타일도 항공업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항공업은 안정적인 석유화학과 달리 유가, 환율, 자연재해, 인재 등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사업이다. 박찬구 회장은 형인 박삼구 회장이 2006~2008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할 때도 위험하다며 반대했고, 이는 2009년 금호그룹 ‘형제의 난’으로 이어졌다.
금호석유는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12%의 처리방향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금력 있는 건실한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서 주가가 오르면 처분하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인수 희망자가 전략적 제휴를 요청할 경우 협의 처리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인수 추진자가 금호석유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향후 일정 조건으로 인수하기로 약속하고,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8% 중에서 일부만 인수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경우 인수 희망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데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 부담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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