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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재출범 ‘전경련 허창수호’ 혁신의지 부족…‘식물기관’ 장기화 전망

등록 2019-02-27 15:36수정 2019-02-27 19:24

Weconomy | 재계 인사이드

37대 회장 재선임…정주영 회장 ‘10년 기록’ 타이
주요 그룹 탈퇴로 마땅한 대안 없어 고육지책 성격
회비 격감·조직 축소·급여 삭감에 ‘초상집’ 분위기
재계 대표 경제단체 위상 상실…문재인 정부 외면
회장단회의 폐지 등 ‘5대 혁신’ 이행 50점에 그쳐
“사무국 상층 임원들 자리보전에만 급급” 지적도
‘4대 중점사업’ 기존 내용 되풀이…비전 제시 실패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제37대 회장으로 재선임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전경련 제공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제37대 회장으로 재선임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전경련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제37대 회장으로 허창수 현 회장(지에스(GS) 회장)을 재선임했다. 하지만 전경련 수뇌부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약속한 내부 혁신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등 신뢰 회복을 위한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식물기관’ 현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전경련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제58회 정기총회를 열어 허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2011년부터 8년째 전경련을 이끌어온 허 회장은 다섯번째 임기(2년)를 시작하게 됐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최장수 회장 재임 기록(1977년~1987년)과 동일하다.

전경련은 “회원사와 재계 원로들의 의견을 두루 경청한 결과 허 회장이 최적임자라는 데 뜻이 모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상은 마땅한 대안이 없는 데 따른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주요 그룹들이 탈퇴했고, 삼양사·이건산업 등 잔존 그룹들은 회장을 맡기에는 사세가 너무 작다.

전경련은 지난 2년간 마치 ‘초상집’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현대차·에스케이(SK)·엘지(LG) 등 4대그룹을 포함한 주요 그룹의 동반 탈퇴로 회비 수입이 격감하면서, 회관 임대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경련 사무국과 한국경제연구원의 임직원 수는 80여명으로 2017년 200여명에 견줘 40% 수준으로 줄었다. 급여도 임원은 60%, 중간간부는 70%, 일반직원은 75% 수준으로 삭감됐다.

위상 추락은 더 극명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재계 대표 경제단체로서의 지위를 대한상공회의소(상의)에 내줬다. 각종 정부 관련 위원회 참여가 사실상 봉쇄됐다. 대통령 국외순방 경제사절단, 청와대 신년회, 여당 주최 경제단체장 간담회 등에서도 소외돼 ‘전경련 패싱’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노사전문 경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종합경제단체로 변신을 꾀하면서 흡수통합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경련에 대해 “관심 없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해체론’이 제기될 정도로 최대 위기를 맞자 2017년 3월 ‘한국기업연합회’로 명칭변경 등 5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행된 것은 조직 및 예산 40% 이상 감축과, 어버이연합 지원 등 정경유착 통로로 악용돼온 사회협력회계 폐지 등 2개뿐이다. 회장단회의 폐지 및 경영이사회 신설은 절반만 이행됐다. 투명성 확보를 위한 활동내역과 재무현황 연 2회 공개도 연 1회에 그쳤다. 명칭 변경은 아예 이뤄지지 않아, 종합적으로 100점 만점에 50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경련 직원들조차 “달라진 게 없다. 옛날 그대로다”고 지적한다. 재계에서도 “전경련 사무국 상층부가 자리보전에만 급급해 현 상황에 안주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온다.

허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전경련이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국민들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허 회장은 “앞으로 국민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한 4대 중점사업이 저성장 극복과 지속가능 성장 등 기존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아,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이다. 권태신 부회장은 “지금 무슨 얘기를 해도 들어줄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경련 출신인 권오용 전 에스케이 사장은 “전경련이 이제는 정부나 사회에 무엇을 요구할 게 아니라, 나라와 사회를 위해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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