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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문 대통령, 이재용·신동빈 초청하고 조양호·이중근 뺀 이유

등록 2019-01-14 12:18수정 2019-01-14 21:39

[재계인사이드]
문재인 대통령, 15일 청와대 ‘기업인과 대화’
대기업·중견기업 대표, 상의회장단 128명 참석
집행유예 뒤 경영활동하는 삼성·롯데 참석시켜
효성 조현준도 포함…개인사정으로 사장 대참
재판 진행 중인 한진·부영 배제…‘갑질’ 대림도
‘수사·재판·사회적 물의’ 배제기준 탄력 적용
경제계 소통강화 행보 연장선…관계개선 예고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15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 불법·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대기업 총수 중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롯데 신동빈 회장이 참석하는 반면 한진 조양호 회장과 부영 이중근 회장은 참석을 못한다. 또 대림 이해욱 회장은 갑질 논란으로 배제돼 선정기준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상의는 14일 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 박용만 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등 대기업 22명, 업종별 대표 중견기업 39명, 상의 회장단 67명 등 모두 128명의 기업인이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연초부터 경제계 신년회와 기업인 모임 등을 통해 재벌 총수, 경제단체 대표, 중소·벤처기업인과 잇달아 만나며 경제계와의 소통강화 행보를 이어가는 것의 연장선이다. 이번 행사는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삼고, 박용만 회장의 진행으로 기업인과 청와대·정부·여당이 각종 현안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사전 시나리오 없이 자유 토론하고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석자는 상의가 1차 선정을 한 뒤 청와대와 최종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은 불법·비리로 수사·재판을 받거나 갑질논란이 제기된 대기업 총수의 참석 여부는 희비가 엇갈렸다. 청와대와 대한상의 말을 종합하면, 이미 1·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가 결정돼 경영활동을 재개한 경우는 포함시키고,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배제됐다. 이에 따라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롯데 신동빈 회장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활동 중이라는 이유로 포함됐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이낙연 총리와 만났고, 신 회장은 12일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인천터미널점을 방문해 청와대 행사와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게 됐다. 효성 조현준 회장도 2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돼 포함됐으나, 개인사정 때문에 김규영 효성 사장이 대신 참석한다.

반면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1심 재판 중인 한진 조양호 회장, 1심에서 실형선고를 받은 뒤 불구속상태에서 2심 재판 중인 부영 이중근 회장은 배제됐다. 대림 이해욱 회장은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배제됐다.

왼쪽부터 조양호 한진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왼쪽부터 조양호 한진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직후 대한상의를 통해 경제사절단을 선정하면서 불법비리로 수사·재판을 받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인은 배제한다는 원칙을 내놨으나, 이후 정부-재계와의 관계나 정부 경제정책 흐름에 따라 달리 적용됐다. 2017년 6월 말 대미 경제사절단의 경우 삼성 이재용 부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은 물론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케이티 황창규 회장까지 배제했다. 권 회장과 황 회장은 당시 수사·재판이 없었고, 박근혜 정부와의 유착 의혹만 제기됐음에도 청와대는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반면 2017년 7월말 청와대 기업인 간담회 때는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역시 불참했지만, 권오준 회장과 황창규 회장은 포함됐다. 그 뒤로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인도의 삼성전자 현지법인 방문 행사 때는 이재용 부회장을 직접 만나 논란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참석자 선정과 관련해 기존 원칙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최근 경제인과의 소통강화 행보의 취지를 살려 가능한 많은 기업인을 참석시키려고 노력해, 올해 경제계와의 관계개선 시도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청와대는 대림의 경우 갑질논란을 빚은 이해욱 회장 대신 이준용 명예회장의 참석을 타진했으나 이미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고 고사해 불발로 끝났다. 대림은 이해욱 회장이 그동안 부친인 이 명예회장을 대신해 각종 행사에 참석했고, 갑질논란도 3년이나 경과한 일이라며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 회장은 이날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집행유예와 별개로 동생인 조현문 변호사가 고소한 배임횡령 사건으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포함시켰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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