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후(현지시각) 헤이 아담스 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경제인과의 차담회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는 14대그룹의 총수 참석률이 50%에 못미칠 전망이다. 그룹 총수들의 불참 사유는 고령, 건강, 재판 출석, 해외체류 등 다양하다.
25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27∼28일 열리는 간담회에 직접 참석하기로 확정된 그룹 총수는 에스케이(SK) 최태원 회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지에스(GS) 허창수 회장, 케이티 황창규 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 등 5명이다. 신세계는 외부행사에 참석한 적이 거의 없는 이명희 회장 대신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이, 현대중공업은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 전문경영인인 최길선 회장이 참석한다.
나머지 7개 그룹 중에서 삼성·엘지·한화·씨제이 등 4곳은 총수가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3년째 병상에 있고,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상태여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신 참석한다. 엘지는 올들어 구본무 회장 대신 그룹 운영상의 실무를 챙기며 역할이 확대된 구본준 부회장이 참석한다. 지난 6월말 방미 경제사절단에도 동생인 구 부회장이 참석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최근 경영실무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어, 그룹 사령탑인 금춘수 부회장이 참석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집행유예 중이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인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제이 이재현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이 참가한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이 산수(80살)를 앞둔 고령으로 장시간 토론을 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아 참석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내부에서는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의 참가 가능성이 제기된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모임 참석을 희망하는데, 공교롭게도 청와대 모임 일이 재판 일정과 겹쳐 고민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재판부의 사전승인을 얻어 재판에 빠지고 청와대 모임에 참석할 수 있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미국에 체류 중인데다 허리가 아파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참석한다.
대한상의는 “원칙은 각 그룹을 대표할 수 있는 분이 참석하는 것이지만, 그룹마다 사정이 있을 수 있어 최종 참석자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8월28일 취임 처음으로 10대그룹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을 때는 총수가 유고 중이던 에스케이·한화와 대주주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7개 그룹의 총수가 모두 참석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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