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콜로라도주 택지 개발업체 오크우드 홈즈를 인수했다(정확하게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자회사인 클레이턴 홈즈가 인수한 것이다). 이번 거래로 클레이턴 홈즈는 1만8000개의 택지를 획득했는데, 참고로 지난해에만 미주리주에서 1200개, 테네시주에서 4000개 택지를 각각 확보한 바 있다. 참고로 클레이턴 홈즈는 고객이 주문한 조립식 주택을 생산해 인도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워런 버핏은 왜 미국 부동산 투자를 확대할까? 워런 버핏의 머리 속에 들어가지 않은 다음에야 정확한 답을 알 수는 없다. 오랫동안 미국경제를 분석한 경제 분석가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워런 버핏의 부동산 투자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공급부족’ 사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부동산시장의 공급부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신규주택 착공 건수다.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미국의 연평균 주택 착공 건수는 150만 호 내외였다. 그런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한때 연 50만 호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최근에 늘어났다고 해봐야 120만 호 전후에 불과하다.
결국 미국 주택시장에 새집이 희소해지는 셈이다. 물론, 2000년대의 주택 붐을 타고 지어진 집들이 많았기에, 주택건설업체들이 새집을 짓는 데 신중한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 주택 공실률이 199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감안할 때 미국 주택시장은 공급부족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급과잉이 해소되었음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징후가 바로 ‘주택임대료’ 상승이다. 아래의 <그림>은 최근 미국 주택임대료 상승률이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다.
부동산시장 붕괴의 트라우마 때문에 주택공급이 부족해진 반면, 2011년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주택 임대수요가 상승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택 임대수요의 증가는 워런 버핏 같은 투자의 대가에게 좋은 투자의 기회를 제공했던 셈이다.
임대주택 수요가 증가할수록 워런 버핏이 보유한 주택건설회사(정확하게는 조립식 주택건설업)의 일거리가 늘어날 것이며, 또 남들보다 빨리 주택용지를 매입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주택시장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보유한 택지의 가격이 상승하면, ‘자본차익’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한국 이코노미스트가 왜 미국 부동산시장 이야기에 관심이 많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지 몰라, 조금 더 덧붙여 본다. 미국에서 발생한 주택 공급부족 사태가 한국이라고 발생하지 않을 것인지, 그리고 주택 공급이 수도권에서 진정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되돌아보자는 이야기다.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짓는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르지 않을 테니까.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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