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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생산활동인구 감소해도 경제에 큰 충격 안 미친다

등록 2017-05-11 15:26수정 2017-05-11 17:06

Weconomy |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
그래픽_장은영
그래픽_장은영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2016년은 ‘인구절벽’ 가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검증의 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인구절벽 가설이란, 15~64세 인구(이하 생산활동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경제 전반에 노동력 공급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소비가 위축되며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인구절벽 가설이 최근에 특히 부각되었던 이유는 2016년을 절정으로 한국의 생산활동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즉, 인구절벽 가설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2017년은 ‘위기의 첫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왜 그렇게 ‘위기론’이 기승을 부렸는지, 숨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설을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생산활동인구의 감소가 시작될 때 한국경제가 정말 치명상을 입는지 검증해보자.

1. 노동공급의 감소 위험은?

일단 쉬운 것부터 하자. 100만 공시족이 노량진 등 입시학원에서 밤낮없이 공부하는 ‘인력공급 과잉’의 나라에서, 생산활동인구의 감소에 따른 노동력 공급 감소의 위험을 이야기하기가 민망하다. 실제로 15~29세 실업률은 10% 선을 넘어선 지 오래되었으며, 체감실업률은 거의 20% 이상 수준에 도달해 있다.

문제는 이들 2030이 한국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들이라는 데 있다. 55~63년에 태어난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는 이제 막 은퇴연령에 접어들었건만, 자녀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 못하고 오랜 수험생활에 찌들어가고 있기에 은퇴를 미루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60세 이상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오히려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아들딸이 취업을 못 한 탓에, 부모들도 은퇴를 못 하는 상황이 빚어진 셈이다. 아니, 반대로 해석하면 부모세대가 은퇴를 결정하지 못한 탓에 자녀 세대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인과 관계는 단순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 있다. 생산활동인구의 감소로 한국 노동력 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81만 개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100% 실행에 옮겨지는 5년 뒤에나 인력부족 문제를 걱정해도 늦지 않다.


2. 수요 부족의 위험은?

노동력 공급 부족 걱정에 못지않게 근거 없는 게, 바로 생산활동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 부족 타령이다. 아래의 ‘그림’은 생산활동인구의 변화와 민간소비 증가율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어떤 특별한 관계를 찾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생산활동인구 증가율이 둔화되었던 1980년대부터 한국 소비시장은 유례없는 활황국면을 누렸으며, 2009년 이후 생산활동인구 증가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음에도 민간소비 증가율은 안정적이다.

자료 : 한국은행, 통계청
자료 : 한국은행, 통계청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 이유는 한국의 소비지표가 생산활동인구와 같은 내부 요인보다, 해외 경기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아래의 ‘그림’은 한국 수출과 내수용 출하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수출이 잘될 때 내수경기가 좋아지고 반대로 수출이 부진할 때 내수경기도 악화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한국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수출이 잘되면 고용도 증가하며, 또 투자도 늘어나기에 경제 전반에 활력이 증가하게 된다. 물론 내수 산업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수출은 규모도 크고 워낙 변동성이 크기에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자료 : 통계청
자료 : 통계청

3. 망원경으로 가까이 있는 물건을 볼 수 있나?

따라서 생산활동인구의 감소가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생산활동인구의 감소는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요인임에는 분명하나, 5~10년 정도의 시계를 놓고 볼 때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 보기 어렵다.

물론 ‘생산활동 인구 감소로 한국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졸고 “한국의 생산성 수준은? 그리고 과거의 흐름은?” 을 참고하기 바란다. 한국은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아일랜드와 함께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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