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김영석 장관이 SBS의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지연 의혹 조사' 보도와 관련, 브리핑 도중 눈을 감은 채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을 보도한 <에스비에스>(SBS) 기자와 인터뷰한 공무원을 대기발령 조처하고,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에스비에스> 보도에 나온 해수부 공무원에 대한 감사담당관실의 조사 내용을 직접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일 이 방송사는 세월호 인양을 두고 “2차관 신설 등 해수부 확대를 위해 문재인 후보에 갖다 바치는 것”이라는 취지의 해수부 공무원 발언을 보도한 바 있다.
김 장관과 해수부 감사담당관실에 따르면, 이 공무원은 지난달 16일부터 일주일 동안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언론지원반에서 근무했다. 최용석 감사담당관은 “해당 공무원이 4월16일부터 2~3일간 여러 차례 통화하며 단순히 인터넷 뉴스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전달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공무원은 2014년 임용된 7급 공무원으로, 현장수습본부 파견 전까지 세월호 관련 업무를 담당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공무원이 인터넷에서 보고 전달한 내용을 해당 매체가 본인의 동의 없이 녹취해 편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불필요한 논쟁을 막기 위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섰다”며 “해수부는 어떤 정당과도 인양 시기와 연계해 정치적 고려나 거래를 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에스비에스>는 “취재 당시 (취재원이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라고 한 것도 아니고 왜곡 편집한 사실도 없다”고 이날 밝혔다. 김성준 보도본부장은 “(인터뷰) 녹취는 동의 없이 했지만, 그래서 신원을 밝히지 않고 음성을 변조했다”고 밝혔다. 3일 자체 조사를 벌인 전국언론노동조합 에스비에스본부 심영구 공정방송실천위원장도 “녹취는 동의 없이 했지만 뉴스 전에 방송한다고 (당사자에게) 사후 동의를 구해서 승낙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준호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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