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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국 소득 상위 0.1%는

등록 2016-11-29 22:29수정 2017-02-0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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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분석
한해 3억6천만원 넘어야
금융소득자·경영자 많아

0.1%의 소득 2002~2007년 12조↑
대주주·금융직·사업주 비중 증가
변호사·의사·교수 몫은 줄어들어
금융소득자 연소득 13억5천만원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의 소득집중도가 커졌다는 사실을 밝혔다. 1999년엔 소득 상위 5% 집단이 가져가는 소득의 비중이 22.7%였으나 10여 년 뒤인 2014년엔 32.5%로 불어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소득 상위 집단은 주로 어떤 직업군이 차지하고 있는 걸까?

29일 한국사회경제학회지인 <사회경제평론> 최근호에 실린 홍 위원의 보고서 ‘최상위 소득 집단의 직업 구성과 직업별 소득 분배율’은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분석 대상 기간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분석 자료는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와 고용노동부의 ‘임금구조통계기본조사’를 활용했다.

일단 소득 상위 0.1%는 2002년부터 2007년 사이에 소득이 12조1020억원이 늘었다. 분석 범위를 상위 1%까지 넓히면 이 집단의 같은 기간 소득증가분은 29조3450억원이다. 같은 기간 전체 집단의 소득증가분이 138조6830억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소득 상위 0.1%는 같은 기간 전체 불어난 소득의 8.7%를, 상위 1%는 21.1%를 가져간 게 된다.

이처럼 증가한 소득을 빨아들인 상위 0.1%는 주로 금융소득자이거나 대기업 경영자와 같은 기업 관리자로 나타났다. 금융소득자는 근로소득을 어떤 직업에서 얻느냐와 상관없이 이자와 배당 소득이 전체 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을 지칭하는데, 배당소득이 큰 기업 대주주 등도 포함된다.

홍 위원은 소득 상위 0.1%가 가져간 소득 증가분(12조1020억원)이 주로 어떤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돌아갔는지, ‘직업별 귀속 비중’을 살폈다. 2000년대 이후 소득집중도 심화를 어떤 직업이 주도했는지 따져본 셈이다. 이 결과 금융소득자와 기업 관리자가 각각 34.9%, 47.4%를 가져가서, 증가분의 80% 이상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의 대주주나 삼성전자·현대차 고위임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이들 직업층에서 소득이 크게 늘어난 이유를 명확히 규명하는 데 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홍 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주요 선진국에 견줘 크게 낮은 한국의 배당성향을 염두에 둘 때 앞으로 주요 기업에서 배당성향을 높일 경우 한국의 소득집중도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유추할 수 있다. 또 2000년대 들어 재벌그룹 내 실적 양극화가 커지면서 상위 재벌 집단의 핵심 임원에 대한 보수가 크게 늘어난 게 소득집중도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와 같은 금융전문가(12.3%)나 사업주(6.4%)도 늘어난 소득증가분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져간 직업군이었다. 그러나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 의사 등 의료전문가, 교수는 가져가는 비중이 작거나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소득 상위 계층 내 직업군 비중과 더불어 평균소득도 담아냈다. 2014년 현재 소득 상위 0.1%에 들기 위해선 총소득이 연 3억5880만원이 넘어야 한다. 이들 집단 내에서도 직업에 따라 평균소득은 크게 차이가 난다. 가령 기업 대주주 등인 금융소득자의 연평균소득은 13억5240억원, 고위임원 등인 기업 관리자는 9억3800만원, 펀드매니저 등인 금융전문가는 9억4230만원이었다. 물론 이들 직업군의 소득은 단순히 근로소득뿐 아니라 각자 보유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홍 위원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소득 상위 0.1% 집단 중 의료인과 관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금융·법률·과학 전문가 비중이 낮은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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