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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생산·소득 총량이 아니라 주민의 행복과 안전이 최우선”

등록 2016-11-24 17:48수정 2016-11-24 22:20

‘2016 아시아미래포럼’서 ‘시민행복공동체 선언문’ 채택
2016 아시아미래포럼 이틀째인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사회적경제세션 4부 시민행복공동체 선언식이 열려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소속 단체장들이 선언문을 나눠서 읽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016 아시아미래포럼 이틀째인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사회적경제세션 4부 시민행복공동체 선언식이 열려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소속 단체장들이 선언문을 나눠서 읽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소득과 생산 등 경제성장이 지방정부가 정책을 결정하는 최우선 기준일 때 큰 공장이나 발전소 건립, 대대적인 주택 재개발 사업 등은 손쉽게 택할 만한 정책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은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아예 주민들을 삶의 터전에서 쫓아낼 수 있다.

24일 폐막한 ‘제7회 아시아미래포럼’이 채택한 ‘시민행복공동체 선언문’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정책의 목표를 성장에서 행복으로 바꾸겠다는 약속을 명문화한 것이다. 총 10개의 약속을 명시한 이 선언문에서 첫 번째로 내세우는 것도 “우리는 생산이나 소득의 단순한 총량 증가에 얽매이지 않고 주민의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과 삶의 행복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는다”이다.

한겨레신문사와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충남연구원이 마련한 이 선언문에는 총 37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했다. 중앙정부에 앞서 지방정부들이 먼저 나선 이유는 “일상의 근거이자 삶의 터전인 지역에서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가 뿌리를 내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두번째 약속은 “다양한 측면의 삶의 질을 살펴볼 수 있는 행복지표를 공동개발해 각 지역 단위에서 주기적으로 측정해 공포한다”이다. 영국 신경제재단에서 행복지수 개발을 주도한 닉 마크스 ‘행복한 일(HW)’ 대표가 23일 포럼 첫날 기조강연서 제안한 내용을 국내 지자체들이 전격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이미 서울시와 충청남도는 자체적으로 주민 행복도를 측정해 매년 발표하고 있지만, 삶의 질 등 측정 분야를 더 확대해 35개 기초지자체들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세번째 약속은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소외 등의 해소에 필요한 공적 투자를 확대한다”이고, 네 번째는 “청년 취업난 등 일자리 문제와 비정규직 등 열악한 노동 여건의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의 일자리 질적 개선을 선도하며, 고용문제 개선을 고려해 공공조달 체계를 시행한다”이다.

이날 선언에 참여한 경기도 성남시는 저출산 과제의 해결을 위해 지역 차원에서 공공 산후조리원을 운영 중이다. 성남시를 포함해 다른 지자체들도 다섯번째 약속으로 “출산·보육 지원 확대와 함께 각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저출산 극복 방안을 마련해 과감히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커진 안전사회에 대한 갈망을 담아 “재난과 재해로부터 주민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 건설에 앞장선다”가 여섯번째 약속이다.

카르마 치팀 부탄 인사위원장은 이날 기조강연에서 “정부 정책을 결정할 때도 국민의 정신·심리적인 건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일곱번째 약속으로 “질병과 영양 결핍 등의 문제에 대해 철저한 사전예방 원칙으로 대응하며 정신·심리적 건강까지 고려한 보건의료 정책을 수립해 운영한다”가 제시됐다.

아시아미래포럼서 주요 연사들이 ‘행복의 비결’로 꼽은 것은 인간관계의 복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여덟번째 약속은 “(지자체가) 다양한 공동체 생활과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노력한다”였다. 아홉번째는 “시민행복공동체는 아래로부터의 풀뿌리 민주주의 방식을 지향한다. 정책 추진에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다”였다.

시민행복공동체의 마지막 약속은 “이 선언에 동의하는 모든 지자체들은 주민 행복을 위한 정책과 성과를 서로 배우고 나누며, 정책 개발과 여론 조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시민행복공동체가 국가적 의제로 확산하도록 함께 노력한다”였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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