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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행복해야 성과” 출근하고픈 회사 만들기 온힘

등록 2016-11-15 10:31수정 2016-11-15 10:45

[2016 아시아미래포럼/행복일터 수상]
희망부문/엘지유플러스

시차출퇴근·자율복장제 도입 더해
“밤늦게 업무 카톡땐 보직해임” 엄포
미혼 직원들 교제 기회까지 신경써

권영수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엘지유플러스 대표이사로 부임해 처음으로 한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직원행복을 위한 제도와 문화 등을 전담하는 ‘즐거운직장팀’을 신설한 것이다. 권 부회장은 30년 가까이 엘지전자에서 근무하다 2007년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맡은 엘지디스플레이에서도 이 팀을 조직했다. 2012년 엘지화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권 부회장과 함께 엘지디스플레이부터 즐거운직장팀에서 일한 박지영 팀장은 “직원들이 행복해야 기업도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 대표이사의 지론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라고 밝혔다.

즐거운직장팀이 지난 1년간 바꾼 회사의 모습은 여러가지다. 우선 연초에 만 8살 이하의 자녀를 두거나 임산부인 여성 직원에게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했다.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스스로 정한 시간에 출근해서 8시간의 근무시간을 채운 뒤 퇴근하면 된다. 즐거운직장팀은 점차 이 제도의 적용 대상을 넓혀 전사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예 일찍 퇴근하는 제도도 신설했다. 매월 둘째, 셋째 수요일엔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스마트워킹데이’라는 제도다. 하지만 이런 제도를 만든다고 직원들이 바로 따라오지 않는다. 그래서 스마트워킹데이 당일 오후 5시엔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의 퇴근을 독려한다. 도입 초기인 지난 3월엔 회사 광고모델인 배우 지진희씨가 사내방송에 출연해 직원들의 퇴근을 종용하는 깜짝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올해 2월엔 ‘자율복장 제도’를 시행했고, 3월엔 본사 지하 2층에 명상실 ‘비움’을 만들어 전문강사가 하루 두차례(새벽반, 점심반) 명상반을 운영한다. 심리상담실인 ‘마음의숲’도 신설해 전문상담가가 상주한다. 이곳에서는 심리검사, 출산·육아·건강 상담, 가족관계 개선 상담이 진행된다. 즐거운직장팀이 이 모든 제도의 도입과 활동을 주도했다.

엘지유플러스가 서울 용산 본사 지하 2층에 마련한 명상실에서 직원 등이 명상에 열중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 제공
엘지유플러스가 서울 용산 본사 지하 2층에 마련한 명상실에서 직원 등이 명상에 열중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 제공

밤늦게 카톡으로 업무지시하면 보직해임

기업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와 이벤트도 다수다. 올해 4월엔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회사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의 목록을 만들어 전체 직원에게 공유했다. 이 목록엔 △밤 10시 이후 업무 관련 카카오톡 보내기 △쉬는 날에 업무 지시하기 △성과 관련한 부적절한 말과 행동 등이 포함돼 있다. 권 부회장은 이 금기사항을 어길 경우 보직해임 등 인사조처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사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소소한 이벤트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옥 2층 카페에 설치된 ‘골든벨’인데, 이 골든벨을 울리는 사람이 카페에 있는 직원들 모두에게 음료를 사는 것이 규칙이다. 권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먼저 나서서 골든벨을 울리고 있다. 또한 ‘경청토킹스틱’을 만들어 팀마다 배포했다. 회의 시간에 이 막대기를 잡는 사람의 발언은 직급에 관계없이 최대한 존중하며 들어야 하고, 절대 말을 자를 수 없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미혼 직원들에게는 봉사활동을 겸한 교제 자리를 자연스레 마련한다. ‘100개 숲 가꾸기’ 일환으로 서울 노을공원에서 나무심기, 복지시설에 기부할 빵 만들기 등의 봉사활동을 엘지디스플레이, 케이비카드, 포스코에너지, 동국제강 등의 미혼 직원들과 함께 하면서 자연스런 만남의 자리를 만들었다. 미혼 직원에게 매주 월요일에 영화표를 제공하는 ‘조이플시네마’도 비슷한 취지다.

출산을 앞둔 여직원을 위한 제도로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와 검진휴가 등이 있다. 몸상태에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 임신 초기(12주 이내)와 말기(36주 이후)에 근로시간을 2시간 단축할 수 있고, 검진휴가도 유급으로 낼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직원을 위해서는 서울 용산 신사옥에 ‘유플러스어린이집’을 신설했고, 텐트 등 각종 캠핑장비와 저녁 식재료 비용 등을 매주 50가구씩 지원하는 ‘조이플캠핑’도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 100세 시대를 맞이해 노후 설계 등 전반적인 라이프 케어를 위한 강좌와 상담 등을 포함하는 인생 설계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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