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팀 이끈 삼정KPMG 전무 밝혀
실사 검증 작업한 삼일회계는 입닫아
실사 검증 작업한 삼일회계는 입닫아
지난해 7월부터 석달간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의 의뢰를 받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밀 실사에 나섰던 회계법인의 고위 인사가 자신들이 제출한 실사보고서와 서별관회의 문건에 나온 실사보고서 요약 내용이 서로 다르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재현 삼정케이피엠지(KPMG) 전무는 1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클라이언트(산업은행)에 제출한 실사보고서에는 베스트·노멀·워스트 등 세가지 시나리오로 나누는 방식으로 대우조선의 영업실적과 부채비율 전망이 담겨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대우조선 실사를 위해 40명으로 구성된 삼정케이피엠지의 실사팀을 이끌었다. 이 전무는 “다만 실사보고서에는 자구안을 반영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두 가지 케이스로 나눠 대우조선의 영업실적과 부채비율 전망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 전무의 이런 발언은 <한겨레>가 서별관회의 문건에 담긴 ‘케이스별 실사 결과 비교’에 적시된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서별관회의 문건은 지난해 10월22일 당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청와대와 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모인 청와대 서별관회의에 금융위가 작성해 제출한 보고 문건을 가리킨다.
이 문건이 소개한 실사 결과에는 조선업황 개선 여부, 대우조선이 제시한 신규 수주 목표치 달성 여부, 우발 상황 발생 여부 등을 잣대로 베스트(Best), 노멀(Normal), 워스트(Worst) 등 세 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한 뒤 각각의 2016~2017년치 영업이익·순이익·최대부족자금·부채비율 등의 재무 전망이 담겼다. 이 전무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런 잣대와 구분, 그에 따른 결과는 실사법인이 아닌 실사를 의뢰한 산업은행이나 산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부 쪽에서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삼일회계법인 쪽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9월 말부터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에 참여해 삼정케이피엠지가 한 실사 내용을 검증하는 작업을 맡았다. 김정숙 삼일회계법인 부장(대외홍보담당)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우조선 실사에 우리 회사는 메인이 아니었던 데다 예민한 내용이어서 답변하기 어렵다. 특히 클라이언트와의 비밀 유지 약속이 돼 있는 만큼 클라이언트 쪽 허락 없이 실사 보고서와 관련된 언급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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