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돌파구 찾아라
① 흔들리는 제조업
① 흔들리는 제조업
“스마트폰은 이제 범용상품(commodity)이 됐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갤럭시S6 엣지’의 실패 원인으로 ‘범용화’를 꼽았다. 기존 성공 모델인 교체형 배터리를 버리고 메탈 케이스와 굴곡 화면을 장착하기 위해 수조원을 쏟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큰 변화가 소비자에게는 큰 차별점은 아니었던 셈이다.
삼성, 자동차 전장사업팀 신설
엘지, 전기차 배터리 강자 굳히기
계열사 제품들과 시너지도 기대 바이오·헬스케어·태양광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 투자에도 박차 스마트폰의 부진은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은 약 200조원(KTB투자증권 추정치)으로 전년(206조원)보다 6조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임직원 연봉을 동결하고 마케팅비 축소 등 허리띠를 졸라매 영업이익은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려움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시장은 처음으로 한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평균판매가격(ASP)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격도 하락세다. 수년째 매출 50조원대에서 도약하지 못하는 엘지(LG)전자도 비슷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처가 늦었고 새 먹거리로 기대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부품 시장도 성장이 더뎠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은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효자 산업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범용 상품이 된 것처럼 과거 혁신 상품이 범용화되면서 성장은 더디고 중국·인도 등 후발 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28일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최고경영자(CEO) 워크숍에서도 위기 의식이 묻어났다. 이날 워크숍에서 혁신·신성장·도전 등이 경영 키워드로 제시됐다. 사업 혁신을 일궈 새 먹거리를 찾자는 것이다. 삼성전자 임원은 “새로운 경영 환경에서 변화와 혁신으로 극복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모델 수를 줄이고 사물인터넷(IoT)으로 가전·텔레비전 등과 연결해 안정 속 성장을 꾀하는 모습이다. 엘지전자 역시 스마트폰은 신흥 시장 공략을, 가전 분야에서는 올레드(OLED) 텔레비전,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무장하고 있다. 새 먹거리로는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모두 자동차를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선 네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진출하는 동시에 스마트카까지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5년내 자동차의 전장(전기장치) 부품이 5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11개 부품을 공급하는 등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시작한 친환경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구글·애플이 먼저 달려가고 있는 자율주행차 시장과 완성차업체들이 친환경 흐름에 발맞춰 주력하는 전기차 시장에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부품 공급 업체로 뛰어든 것이다. 아울러 향후 직접 생산까지도 가능하고, 스마트폰처럼 배터리·디스플레이·발광다이오드(LED) 등 다른 계열사와 함께 시너지도 낼 수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엘지전자는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투자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향후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일 수 있고, 기후변화·친환경 등 나날이 중요해져가는 산업 패러다임에 맞춰 사업의 방향을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기존 산업의 저성장 속에서 새 활력을 찾는 모습은 과거 일본의 전자사업과 유사한 모습이다. 이지평 엘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기업은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기존 제품의 차별성을 강화하고 차세대 첨단 신사업 개척에 나섰다”며 “ 회사 고유의 역량을 토대로 신제품을 개발한 후지필름,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준비한 도시바 처럼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미래 트렌드에 대한 투자와 실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엘지, 전기차 배터리 강자 굳히기
계열사 제품들과 시너지도 기대 바이오·헬스케어·태양광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 투자에도 박차 스마트폰의 부진은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은 약 200조원(KTB투자증권 추정치)으로 전년(206조원)보다 6조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임직원 연봉을 동결하고 마케팅비 축소 등 허리띠를 졸라매 영업이익은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려움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시장은 처음으로 한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평균판매가격(ASP)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격도 하락세다. 수년째 매출 50조원대에서 도약하지 못하는 엘지(LG)전자도 비슷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처가 늦었고 새 먹거리로 기대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부품 시장도 성장이 더뎠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은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효자 산업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범용 상품이 된 것처럼 과거 혁신 상품이 범용화되면서 성장은 더디고 중국·인도 등 후발 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28일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최고경영자(CEO) 워크숍에서도 위기 의식이 묻어났다. 이날 워크숍에서 혁신·신성장·도전 등이 경영 키워드로 제시됐다. 사업 혁신을 일궈 새 먹거리를 찾자는 것이다. 삼성전자 임원은 “새로운 경영 환경에서 변화와 혁신으로 극복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모델 수를 줄이고 사물인터넷(IoT)으로 가전·텔레비전 등과 연결해 안정 속 성장을 꾀하는 모습이다. 엘지전자 역시 스마트폰은 신흥 시장 공략을, 가전 분야에서는 올레드(OLED) 텔레비전,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무장하고 있다. 새 먹거리로는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모두 자동차를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선 네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진출하는 동시에 스마트카까지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5년내 자동차의 전장(전기장치) 부품이 5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11개 부품을 공급하는 등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시작한 친환경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구글·애플이 먼저 달려가고 있는 자율주행차 시장과 완성차업체들이 친환경 흐름에 발맞춰 주력하는 전기차 시장에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부품 공급 업체로 뛰어든 것이다. 아울러 향후 직접 생산까지도 가능하고, 스마트폰처럼 배터리·디스플레이·발광다이오드(LED) 등 다른 계열사와 함께 시너지도 낼 수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엘지전자는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투자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향후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일 수 있고, 기후변화·친환경 등 나날이 중요해져가는 산업 패러다임에 맞춰 사업의 방향을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기존 산업의 저성장 속에서 새 활력을 찾는 모습은 과거 일본의 전자사업과 유사한 모습이다. 이지평 엘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기업은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기존 제품의 차별성을 강화하고 차세대 첨단 신사업 개척에 나섰다”며 “ 회사 고유의 역량을 토대로 신제품을 개발한 후지필름,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준비한 도시바 처럼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미래 트렌드에 대한 투자와 실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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