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중심이다] 무너진 공공성, 가라앉은 한국사회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
한국 사회 외관 화려해졌지만
자살률·저출산율 등 ‘인간지표’ 심각
빈곤·차별·빈약한 사회안전망 기인
세계 최고 자살율의 뒤에는 빈곤, 차별, 장시간노동이 존재한다. 한국의 노인빈곤율(49.3%)은 오이시디 국가(평균 13.5%) 가운데 가장 높다. 오이시디 기준 임시직노동자(기간제·파견·일일근로자 포함) 비율은 23.76%로 전체 33개 나라 가운데 3위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기준(기간제, 시간제, 파견·용역, 특수고용, 영세사업장 임시직노동자 포함)으로는 임금노동자 가운데 45.9%가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평균 임금은 141만원으로 정규직(284만원)의 49.7%다. 최저임금(2013년 시간당 4860원)도 받지 못하는 임금노동자가 208만8000명이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연간 2090시간으로 오이시디 국가(평균 1776시간) 중 멕시코 다음으로 길다. 산업재해로 죽어가는 노동자들도 10만명당 20.99명으로 오이시디 21개 나라 중 1위다. 하루에 5명 가량(2013년 연간 1929명)이 일을 하다가 죽고 있다. 노조조직률은 10.3%에 불과해, 오이시디 33개국 가운데 30위다. 국가는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료비 중 공공부문에서 지출하는 비중이 55.3%로 오이시디(평균 72.2%) 34개국 가운데 31위다. 이는 병에 걸렸을 때 환자 본인이 내야 할 돈이 많다는 의미다. ‘세계 최악의 의료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미국이 32위로 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복지 수준도 낮다. 200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사회복지 지출 비율은 9.6%로 오이시디(평균 22.1%) 33개국 중 32위다. 나라가 가난해서가 아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일 때 오이시디의 평균 공적 사회복지 지출 비율은 19.9%였고, 스웨덴은 34.5%, 미국은 13%였다.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다. 오이시디가 지난해 소득, 일자리, 공동체 생활 등 11개 영역에 대한 점수를 매겨 행복지수를 따져보니 한국은 조사대상 36개국(오이시디 34개국과 브라질, 러시아) 중 27위였다. 미래 세대를 끌고갈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더 불행하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지난해 조사결과를 보면 오이시디 23개국 중 우리나라의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가 가장 낮았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한국 사회는 겉으로 멀쩡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골병이 들어있다.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사회해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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