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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해고없는 위기극복’…강한 독일 뒤엔 강소기업 있다

등록 2013-04-14 19:49수정 2013-05-06 20:29

중소기업 강국의 길 ① 히든 챔피언에서 배운다
감원 대신 노동시간 절반 단축
일자리 유지가 결국 국가적 이득

‘중소기업 강국’은 박근혜 정부가 첫번째 국정목표로 제시한 ‘일자리 중심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또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의 요체이기도 하다. 대기업 일변도의 성장에서 벗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두개의 성장엔진이 함께 가동하지 않으면 경제민주화도, 일자리 창출도 모두 요원하다. <한겨레>는 앞으로 4부에 걸쳐 독일·이탈리아·일본 등 중소기업 강국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고 중소기업 강국을 이루기 위한 방안들을 다룬다. 이번 연재물은 오는 10월 한겨레신문사 주최로 열릴 ‘제4회 아시아미래포럼’과도 연계돼 있다.

독일 서남부 슈투트가르트 인근 소도시인 로이틀링겐. 강철선 가공설비 생산업체인 바피오스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바피오스는 연간 1600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수준이지만, 관련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독일의 ‘히든 챔피언’(강소기업)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바피오스도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순이익도 2009, 2010년 연속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시 회사의 노동자 수는 800명 정도. 4년이 지난 지금은 794명이다. 극심한 위기 속에서도 직원 해고 없이 버틴 비결은 무엇일까? 회사는 해고를 않는 대신 노동자들과 주 35시간의 노동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고통분담에 합의했다. 독일 정부도 ‘노동시간 단축 프로그램’을 운용해, 노동자들에게 줄어든 월급의 60%를 지원했다. 해고된 뒤에 실업수당을 주느니, 차라리 임금의 일부를 지원해서 일자리를 유지시키는 게 국가적으로도 득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바피오스는 2010년부터 매출을 증가세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노동시간도 정상화됐다. <한겨레> 취재진이 3월 초 바피오스를 방문했을 때 최고기술책임자인 우베페터 바이크만 박사는 “빠른 회복이 가능했던 것은 핵심 인력들을 해고하지 않고 계속 지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피오스는 독일이 경제위기 속에서도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빠른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히든 챔피언들이 어떤 구실을 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히든 챔피언들은 경영위기에서도 감원을 자제함으로써 ‘경기 불황→대량 감원→내수 위축→회복 지연→불황 장기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임금 조정, 노동시간 감축 등을 통해 일자리를 유지하기 쉽다고 말한다.

독일은 유럽의 병자’. 영국의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1999년 6월3일치 기사 제목이다. 이 잡지는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인 독일의 질병이 유로 지역을 취약하게 만드는 주요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14년이 흐른 2013년 독일을 바라보는 시각은 180도 바뀌었다.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각) 국제채권단과 구제금융안에 합의해 최대 고비를 넘겼다. 구제금융안을 주도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키프로스에 대해 은행 구조조정과 고액 예금자의 손실분담 주장을 끝내 관철시켰다.

독일도 2009년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나 바로 플러스 성장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독일 실업률은 2011년 기준 6%로 유럽 최저 수준이다. 최악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스페인(21.8%)과 비교하면 4분의 1에 불과하다. 특히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8.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6.2%)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의 9.1%(2013년 2월)보다도 낮다.

프랑크푸르트·만하임·슈투트가르트(독일)/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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