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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지방 의료공백’ 의료협동조합으로 해결해보자

등록 2013-03-28 19:18

박영범/지역농업네트워크 대표
박영범/지역농업네트워크 대표
99%의 경제
HERI의 시선
봄바람이 분다. 진달래, 개나리, 벚꽃이 앞다퉈 핀다. 눈이 즐겁다. 코끝이 상쾌하다.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설렌다. 그런데 우린 알고 있다. 봄의 화려함은 황사, 꽃가루, 꽃샘추위와 함께 온다는 것을…. 감기몸살, 안구건조증, 비염, 기관지염 등등. 우리는 병원에 가야 한다. 산부인과가 없는 시군구가 58곳이나 된다. 전국의 시군구 넷 중 한곳에는 아이 낳을 병원이 없다. 지난해 말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그 무렵, 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 설립이 허용되었다. 재벌들의 몫이다. 이미 양질의 의료서비스는 서민에게서 멀어졌다. 장례식장도 대형병원의 수익원이 됐다.

의료관광이 국가의 미래 신성장 동력이란다. 돈 많은 외국 부자들을 끌어들여 외화벌이를 해야 한단다. 우수한 의료 인력이 그쪽으로 몰려간다. 타이의 의료관광을 본받아야 한다고 방송한다. 하지만, 그런데 그렇게 벌어들인 돈은 서민에게 오지 않는다. 내겐 아니 대다수 국민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며칠 전 드라마 <마의>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드라마 <허준>이 그 얼마 전부터 방영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골든타임>에서 최인혁(이성민)이란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기본 시청률이 나오는 의학 드라마는 방송사 광고수입에 도움이 된단다. 그런데 마의, 허준, 골든타임 모두 부자들을 위한 의료가 아니다. 그래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다. 20년 전 경기도 안성에 ‘농민병원’이 생겼다. 2년 뒤인 1986년에 안성의료생협이 설립되었다. 지금은 안성 사람 열 명 중 한 명이 의료협동조합의 주인이다. 의사 15명을 포함해 직원이 100명을 넘는다. 병원 문턱을 낮춰 주치의제도를 시행한다. 치과도 있고, 한의원도 있고, 건강검진도 한다. 마의를 보면서 안성의료생협을 떠올렸다. 좌의정과 사대부 댁을 드나드는 어의에게서 대형병원을 떠올렸다면 너무 까칠한건가?

어르신들은 가급적 도시를 떠나지 않으시려 한다. 자연도 좋지만, 병원이 가까워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도 도시에 살려고 한다. 아이를 낳고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다. 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 시군구마다, 대형사업장마다, 의료협동조합을 하나씩 만들자. 지자체와 대형사업장이 앞장서면 된다. 이것은 의무이다. 시민사회단체도 나서야 한다. 의료협동조합이 모여 연합회를 만들면 2차, 3차 의료기관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 보건소, 의료원, 지역대학병원들은 의료협동조합과의 협력으로, 활성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진달래가 핀다. 누구나 봄을 맘껏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 대가로 병을 얻더라도,‘우리병원’이 따뜻하게 맞아 줄 것이다. 난 아프면 ‘우리병원’에 간다!

박영범/지역농업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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