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의 경제
아하!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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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년대 프로이센(지금의 독일)의 작은 시골 마을 안하우젠. 새로 부임한 프리드리히 빌헬름 라이파이젠 촌장은 농민의 삶을 유심히 관찰했다. 토지개혁 덕분에 소작농보다 자영농민이 많았고, 다들 열심히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도 가난의 사슬을 끊지 못하는 것이 의아했다. 라이파이젠 촌장이 찾아낸 가난의 뿌리는 고리채였다. 봄에 농사대금을 고금리로 빌려쓰다 보니, 가을에 수확한 농산물 대부분을 빚과 이자를 갚는 데 갖다 바쳐야 했다.
라이파이젠 촌장은 가난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행동에 들어갔다. “여러분 집안에 보관하고 있는 돈을 동전 한닢까지 모두 모읍시다. 그래서 내년 봄에 가장 어려운 농민들부터 순서를 정해 그 돈을 빌려줍시다. 이자는 고리채의 절반만 받는 겁니다.”(<우리, 협동조합 만들자>에서 인용) 라이파이젠 신용협동조합 대성공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라이파이젠 신협은 삽시간에 독일을 넘어 유럽의 대부분 농촌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네덜란드 최대 예금은행인 라보방크 또한 라이파이젠 신협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고리채에 시달리던 절박한 처지의 농민들에게 라이파이젠 신협은 확실한 희망의 등불이었다. 라이파이젠이 성공하자, 1850년대 독일의 도시 지역에서는 베를린의 국회의원이었던 헤르만 슐체 델리치가 민중은행을 설립했다. 이는 이후 도시형 신용협동조합의 모델이 됐다.
신협을 비롯한 협동조합금융은 유럽의 전체 예금은행의 20%를 차지한다. 미국의 경제활동인구 중 신협 가입자는 무려 40%에 이른다. 지역은 물론이고 직장마다 신협이 많이 개설돼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백악관 신협의 조합원이다.
김현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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