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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귀농·지역맞춤 일자리 교육…농촌조합학교로 ‘유학’ 오세요

등록 2012-12-20 19:36

온누리살이 학교의 발기인들이 15일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총회를 마친 뒤 완주지역 농산물로 식단을 짠 로컬푸드 뷔페식당 ‘아하라’에 모여 식사를 함께 나누고 있다.
온누리살이 학교의 발기인들이 15일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총회를 마친 뒤 완주지역 농산물로 식단을 짠 로컬푸드 뷔페식당 ‘아하라’에 모여 식사를 함께 나누고 있다.
99%의 경제
지역인재 키우는 ‘온누리살이 협동조합학교’
내년 초 대학 졸업식을 앞둔 노해원(23)씨는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시골마을로 귀촌한 새댁이다. 지난달 건강한 아이를 순산한 노씨는 시골살이의 행복감에 푹 빠져 있다. 그는 얼마 전 완주 지역에서 ‘온누리살이’라는 농촌직업학교를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설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농촌 학생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

“평소에도 협동조합이나 지역사회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마침 그런 일꾼을 키우는 농촌직업학교를 세운다니, 참 반갑네요. 5월에 개교하면, 아이 업고 학교에 다녀볼까 생각해요. 지역사회니까 아이 데리고 수업 듣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아요. 협동조합 방식의 육아모임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전북 완주의 주민들이 지역사회 지도자와 일꾼을 양성하는 협동조합학교 설립에 나섰다. 학교 이름은 ‘온누리살이’. 지난 15일 완주군의 지역경제순환센터에서 20명의 발기인이 모여 창립총회를 열었다. 발기인 대표를 맡아 온누리살이 학교 설립을 이끌어온 여태권 율곡교회 목사는 “우리 완주가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지역이 되려면 좋은 교육이 꼭 있어야 한다. 온누리살이 학교는 완주 지역사회의 사회적 경제 구축을 위한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꼭 필요하고,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가꾸면서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양성할 겁니다. 지역사회의 뜻을 모았으니, 좋은 농촌직업학교로 커갈 수 있을 겁니다.”

온누리살이의 발기인으로는 임경수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장, 나영성 삼우초등학교 교장을 비롯해, 완주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생태 및 교육 분야 전문가와 영농법인 대표, 공무원, 사회단체 지도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새해 첫주까지 100명 안팎의 지역주민 조합원을 모집해,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인가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전북 완주서 내년 5월 개교
유기농·생태건축 등 2년 과정
조합 가입 주민을 강사로 활용
거점가공센터 등서 실습도
대학서 적성 못찾은 사람 등에
농촌지역 맞는 실무 직업 강의

임실선 ‘초등교 방과후학교’ 등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 모색도

온누리살이 학교는 지속가능한 농업,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를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퍼머컬처’(Perma-culture)를 2년 과정으로 가르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지역개발 △유기농업 △생태요리 △생태건축 4개 과목의 강의를 준비하고 있고, 졸업한 뒤에는 농촌지역에서 당장 직업을 구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실무역량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첫해 학생은 과목별 10명씩 모두 40명을 잡고 있고, 온종일 수업이기 때문에 학기 중에는 지역에서 거주해야 한다.

온누리살이 학교의 운영과 강의를 맡게 될 임경수 센터장은 “완주 지역에서 지난해와 올해 2년 동안 퍼머컬처 학교를 소규모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완주군과 지역단체,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사회적협동조합인 온누리살이 학교 설립에 동참하면서 제법 교육의 모양새를 갖춘 농촌직업학교를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온누리살이 학교는 우선 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 안에 세미나실(80명)과 배움터(20명) 2곳을 교실공간으로 확보했으며, 농민거점가공센터와 마을공동체 시설 및 텃밭, 지역의 술집과 빵집 등을 실습장으로 활용하게 된다.

완주군의 고산산촌유학센터에서 일하는 김다솜(23)씨도 온누리살이 학교의 출범을 적극 환영했다. “올해 3월 완주의 퍼머컬처학교를 다니면서 지역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고, 자연스럽게 이곳 산촌유학센터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됐어요. 퍼머컬처학교를 다녔기에 일이 술술 풀렸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귀촌하고 싶어도 사실은 막막하잖아요. 온누리살이라는 농촌직업학교가 세워지면, 도시민과 지역민 그리고 농촌살이를 연결하는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겠지요.”

온누리살이 학교는 첫해 예산을 1억5000만원 정도로 잡고 있다. 학생들의 수업료 수입으로 절반을 충당하고, 지역주민들을 위한 평생학습센터 운영과 완주군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사업을 위탁받아 나머지 절반을 보충할 계획이다. 또 평생학습 교육에 참여하는 주민들을 온누리살이의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지역 인재를 발굴해 강사 자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온누리살이 학교는 △고교를 졸업했으나 진학할 만한 대학 전공을 찾지 못한 사람 △농촌에서 직업을 갖고자 하는 사람 △대학을 졸업한 뒤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지 못한 사람 △재충전이 필요한 시민단체 활동가 등을 주된 교육대상자로 생각한다.

한편, 전북의 임실 지역에서는 농촌지역 초등학교의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임실읍 기림초등학교의 양성호 교사는 “농촌 아이들은 방과후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농촌지역이나 도시지역이나 방과후 프로그램이 똑같다. 우리 농촌지역에 맞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우리 스스로 개발해 운영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과 전문가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방과후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학부모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완주/글·사진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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