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99%의 경제
HERI의 시선
HERI의 시선
‘선진국 가운데 최장시간의 노동을 하는 심한 경쟁사회.’
며칠 전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한국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간 우리 사회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를 외쳐왔다. 이젠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사람들은 경쟁뿐인 사회보다 함께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 협동조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달 기획재정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서울, 광주, 대구, 대전에서 실시한 협동조합 설립 희망자 교육에는 1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했다. 협동조합 설립부터 운영까지 모든 정보를 원스톱으로 일러주는 서울시의 협동조합상담센터 4곳에도 연일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시민사회와 풀뿌리 영역에서도 여러 교육프로그램과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한쪽에선 협동조합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을 또 하나의 정부 지원법으로 여기고 협동조합 설립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협동조합은 협동을 기반으로 성공할 수 있다. 조합원의 자발적 참여, 민주적 운영에 충실할 때, 지속가능한 협동조합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고 연대해 나가는 협동조합의 기업문화는 사회적 자본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사회적 자본이란 한 사회가 신뢰, 소통, 협력할 수 있는 무형의 자산을 말한다. 그간 경쟁과 효율만 강조해 온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사회적 자본 또한 취약하다.
협동조합이 유행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탈리아의 협동조합 석학인 스테파노 차마니 볼로냐대학 교수도 11월 초 방한해 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협동조합의 문화와 가치를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협동조합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교육을 강조한다. 기획재정부도 협동조합협력과를 만들어 협동조합의 정규교과 반영 검토와 대학교육 과정 신설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동조합이 우리 사회에 잘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신뢰와 협력의 사회적 자본이 길러져야 한다.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청소년 대상 ‘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같은 사회 여러 분야의 노력은 이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유럽이 오랜 시간 교육을 통해 신뢰와 협력의 협동조합 밑절미를 만들어왔듯, 우리에게도 차근차근 다져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관심과 미래를 위한 교육이 뒷받침될 때 협동조합이 지속가능한 경제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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