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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도시농업공원 ‘노들텃밭’서 수확한 행복

등록 2012-11-22 19:31

권사홍 노들텃밭 지원센터 사무국장
권사홍 노들텃밭 지원센터 사무국장
99%의 경제
HERI의 시선
서울의 첫번째 도시농업공원으로 올봄 문을 연 한강대교 중간의 노들텃밭(서울시 용산구 이촌동)에서 24일 김장과 토종떡 잔치가 열린다.

노들텃밭에서 재배한 배추로 김장을 담가 서울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토종논과 토종밭에서 생산한 쌀과 콩, 팥으로 떡을 만들어 함께 나누어 먹는 행사다. 노들텃밭의 경작자들이 한해 동안 농사짓느라 수고한 것을 스스로 위로하고, ‘텃밭 경작’이라는 행복한 경험을 하게 해 준 서울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도 전하기 위해서다.

올해 노들텃밭은 이제까지 서울에서 볼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내고 보여주었다. 60가지가 넘는 토종벼가 자라던 맹꽁이 토종논은 우리 조상들이 재배해 온 벼의 종류가 얼마나 많고, 그 모양과 색깔이 제각각이고 아름다운지를 알게 해 주었다.

어려운 농사일을 여럿이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는 울력농사 프로그램은 도시에서 잊혀졌던 두레, 협동노동과 같은 공동체 활동을 경험하게 해, 나만이 아닌 이웃, 마을과 공동체를 함께 생각하는 마음을 사람들에게 심어 주었다. 어린아이들은 벼를 베고 타작을 하며, 짚으로 여러 가지를 만들기도 하고 친구들과 논두렁과 밭두렁을 뛰어다니며 즐거워했다.

특히 텃밭경작에 참여한 700명의 도시농부에게는 경작의 즐거움만 있었던 게 아니다. 도시농업공원을 훌륭하게 가꾸는 것도, 더욱 많은 서울시민들이 노들텃밭을 이용하고 참여하도록 만들어 가는 것도 직접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콘크리트와 빌딩에 밀려날 때 그저 하찮아 보였을지도 모를 그 농업이 서울에 복귀하면서 얼마나 소중하고 큰 가치가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한, 금의환향한 현장이 2012년의 노들텃밭이다. 일각에서 “그 비싼 땅에서 농사라니”, “농사짓는 사람들만 좋은 것 아니야?”라는 우려의 소리가 있었지만, 이조차도 ‘그러니까 우리 경작자들이 더 잘해야 한다니까’라고 스스로를 다지는 계기로 삼을 줄 알게 된 곳이 노들텃밭이다.

이번 주말 김장과 토종떡 잔치를 마지막으로 노들텃밭의 올해 농사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그러나 한겨울이라고 농부가 그저 쉬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이 노들텃밭은 바삐 돌아갈 것이다. 한겨울 사랑방에서 하던 새끼꼬기와 가마니짜기, 쥐불놀이와 연날리기, 썰매타기와 팽이치기 등등을 하면서 노는 곳으로 꾸려갈 계획이다. 농부는 수확이 끝남과 동시에 내년 농사를 설계하고, 흙심을 돋우기 위해 거름을 어떻게 할지를 계산한다. 실제 농사는 봄이 아닌 가을에 시작한다는 말이 이 뜻이다.

노들텃밭도 내년을 준비한다. 올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진정으로 시민들 손과 뜻으로 만들어가는 노들텃밭을 설계할 것이다. 일찌감치 경작자들의 총회를 열고 대표를 뽑을 예정이다. ‘기대해도 좋을 만큼’의 2013년 노들텃밭 풍경을 상상하면, 때이른 행복감이 느껴진다.

권사홍

노들텃밭 지원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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