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축구팀 FC바르셀로나의 역사와 기록을 전시한 축구박물관 2층 어귀에는 ‘민주주의’란 제목 아래 회원이 곧 소유주라는 협동조합식 운영원리를 밝힌 전시물이 걸려 있다. 서울시 제공
99%의 경제
스페인 프로축구팀 ‘FC 바르셀로나’
“바르사는 협동조합…조합원들이 6년마다 클럽회장 뽑아”
스페인 프로축구팀 ‘FC 바르셀로나’
“바르사는 협동조합…조합원들이 6년마다 클럽회장 뽑아”
‘DEMOCRACY’
12일 오후 유럽을 방문중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스페인 프로축구팀 에프시(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프누’를 찾았다. 바르셀로나 팬들을 맞이한 2층 축구박물관 입구의 전시물은 화려한 우승 트로피가 아니라 이 구단의 독특한 운영방식을 설명하는 ‘민주주의’란 제목의 흑백 안내문이었다. 바르셀로나가 민주주의를 내건 것은 이 구단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DEMOCRACY’ 아래에는 ‘THE MEMBERS: BARCA’S OWNERS’(바르사의 주인은 조합원)란 작은 제목이 달려 있다. ‘바르사’는 바르셀로나의 애칭이다.
호르디 페나스 이 바보트 바르셀로나 축구박물관장은 “19만명이 넘는 조합원이 바르셀로나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석유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주인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첼시처럼 재벌이 전권을 휘두르는 경우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호르디 박물관장은 “회비 150유로를 내면 전세계 누구나 2년간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조합원 중 가입경력 1년 이상 18살 이상이면 이사회에 참석할 수 있고 조합원들이 6년마다 한번 캄프 누에 모여 클럽의 회장을 뽑는다”고 말했다. 산드로 로셀 바르셀로나 회장은 2010년 6월 61.35%의 역대 최대 득표율로 회장에 선출됐다.
150유로 내면
전세계 누구나 2년간
바르사 조합원 될수있다
가입경력 1년이상이면
이사회 참석 가능 축구 팬인 조합원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총회에 참석해 연간 보고서, 장기 계획, 예산 등을 결정한다. 조합원들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조합원들의 옴부즈맨도 두고 있다. 조합원들은 바르셀로나 경기 입장료의 22% 가량을 할인받고, 관중이 몰릴 때는 입장권 구입 우선권을 보장받는다. ‘언제부터 협동조합 방식으로 팀을 운영했느냐’는 질문에 호르디 관장은 “원래부터 그래왔다”며 ‘당연한 것을 왜 묻냐’는 태도로 답했다. 바르셀로나는 1899년 창간 초기부터 조합원 모집 캠페인을 했고 1922년에 조합원이 이미 1만명을 넘어섰다.
바르셀로나의 수입구조는 텔레비전 중계료 35%, 입장료 30%, 스폰서 협찬 30%, 박물관 수입 5%로 짜여 있다. 이익이 나면 주식회사처럼 주주에게 배당하는 게 아니라 시설 개선에 투자한다고 한다.
리오넬 메시 등 바르셀로나 소속 24명 선수 중 16명이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등 지역사회에서 축구를 시작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내부에서 선수를 키움에 따라 큰돈을 들여 이름난 선수들을 사모으는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게 됐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이익이 생기면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협동조합의 지역밀착형 운영방식과 비슷하다.
“원래부터 그래왔다”
1899년 창간 초기부터
조합원 모집 캠페인
1922년에 이미
1만명 넘어서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은 ‘축구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동료애와 우정, 헌신 등 축구의 가치를 가르친다’는 방침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바르셀로나가 경기마다 70% 이상의 공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은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해석도 있다. 정원각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사무국장은 “협동조합의 바탕은 조합원간 신뢰와 연대”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클럽 운영방식뿐만 아니라 경기운영도 협동조합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9만877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캄프 누 경기장 중간의 파란색으로 칠한 관중석에는 ‘MES QUE UN CLUB’(클럽 그 이상)이라는 큰 글씨가 노란색으로 적혀 있다. ‘클럽 그 이상’은 바르셀로나의 슬로건이고 각종 공식 물품에 빠짐없이 새겨져 있다. 협동조합 바르셀로나는 단순한 축구팀을 넘어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 지역의 심장 구실을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경기입장료 22%가량 할인
입장권 구입 우선권
이익나도 배당 아니라
시설개선에 투자 바르셀로나는 2010년 터키항공과 스폰서 계약을 맺기 전까지 유니폼에 상업광고가 없는 클럽으로 유명했다. 바르셀로나 같은 수준의 빅클럽 유니폼은 세계 대기업들의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빅클럽들은 유니폼에 기업 로고를 실어주고 연 수백억원을 받고 있다. 2006년 9월 바르셀로나는 유니세프와 협약을 맺어 유니폼에 유니세프 로고를 달기로 했다. 바르셀로나는 유니세프로부터 돈을 받기는커녕 에이즈 위험 퇴치를 위해 5년간 연간 클럽 수익의 0.7%를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바르셀로나는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유니세프와 이런 협약을 맺었다. 돈이 아니라 가치를 앞세우는 바르셀로나의 ‘클럽 그 이상’다운 결정이었다. 바로셀로나/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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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누구나 2년간
바르사 조합원 될수있다
가입경력 1년이상이면
이사회 참석 가능 축구 팬인 조합원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총회에 참석해 연간 보고서, 장기 계획, 예산 등을 결정한다. 조합원들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조합원들의 옴부즈맨도 두고 있다. 조합원들은 바르셀로나 경기 입장료의 22% 가량을 할인받고, 관중이 몰릴 때는 입장권 구입 우선권을 보장받는다. ‘언제부터 협동조합 방식으로 팀을 운영했느냐’는 질문에 호르디 관장은 “원래부터 그래왔다”며 ‘당연한 것을 왜 묻냐’는 태도로 답했다. 바르셀로나는 1899년 창간 초기부터 조합원 모집 캠페인을 했고 1922년에 조합원이 이미 1만명을 넘어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 둘째)이 12일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축구팀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푸누에서 바르셀로나의 산드로 로셀 회장(왼쪽 둘째)한테서 ‘PARK WON SOON’이란 자신의 영문 이름이 적힌 이 팀 유니폼을 선물받고 있다. 서울시 제공
1899년 창간 초기부터
조합원 모집 캠페인
1922년에 이미
1만명 넘어서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은 ‘축구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동료애와 우정, 헌신 등 축구의 가치를 가르친다’는 방침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바르셀로나가 경기마다 70% 이상의 공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은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해석도 있다. 정원각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사무국장은 “협동조합의 바탕은 조합원간 신뢰와 연대”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클럽 운영방식뿐만 아니라 경기운영도 협동조합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9만877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캄프 누 경기장 중간의 파란색으로 칠한 관중석에는 ‘MES QUE UN CLUB’(클럽 그 이상)이라는 큰 글씨가 노란색으로 적혀 있다. ‘클럽 그 이상’은 바르셀로나의 슬로건이고 각종 공식 물품에 빠짐없이 새겨져 있다. 협동조합 바르셀로나는 단순한 축구팀을 넘어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 지역의 심장 구실을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경기입장료 22%가량 할인
입장권 구입 우선권
이익나도 배당 아니라
시설개선에 투자 바르셀로나는 2010년 터키항공과 스폰서 계약을 맺기 전까지 유니폼에 상업광고가 없는 클럽으로 유명했다. 바르셀로나 같은 수준의 빅클럽 유니폼은 세계 대기업들의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빅클럽들은 유니폼에 기업 로고를 실어주고 연 수백억원을 받고 있다. 2006년 9월 바르셀로나는 유니세프와 협약을 맺어 유니폼에 유니세프 로고를 달기로 했다. 바르셀로나는 유니세프로부터 돈을 받기는커녕 에이즈 위험 퇴치를 위해 5년간 연간 클럽 수익의 0.7%를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바르셀로나는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유니세프와 이런 협약을 맺었다. 돈이 아니라 가치를 앞세우는 바르셀로나의 ‘클럽 그 이상’다운 결정이었다. 바로셀로나/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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